진종오
진종오가 2012 런던올림픽 남자 공기소총 남자 10m 결승에서 우승후 금메달을 깨물어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선수의 ‘금메달 깨물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장면이다. 하지만 아무리 깨물어도 메달에 자극은 나지 않는다. 올림픽 금메달은 주성분은 은이고 사용되는 금의 양은 6g 남짓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순도 1000분의 925 이상의 순은으로 메달을 만들고, 6g 이상의 순금으로 도금한다고 나와 있다. 순금으로 만든 금메달은 1912 스톡홀롬 올림픽까지 사용됐지만 그 이후에는 제작비용을 줄이기 위해 도금된 메달을 사용한다.

금·은메달이 각각 812개, 동메달이 864개 등 총 2488개의 메달이 제작된 리우올림픽 메달은 친환경 방식으로 만들어진것이 특징이다. 금메달은 채광 단계부터 수은을 사용하지 않았고 은·동메달도 약 30%씩 재활용 소재가 쓰였다. 메달 리본 역시 재활용 플라스틱병 소재로 제작됐다. 모든 메달 무게는 500g으로 2012년 런던올림픽 369~397g보다 무겁지만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의 531g보다는 가벼워졌다. 그리고 사상최초로 가운데 부분이 가장자리보다 두껍게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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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공식 페이스북 캡쳐

우승자에게 올리브 화관을 주던 고대 올림픽과 같이 근대 올림픽 초기에도 금메달은 존재하지 없었다. 1896년 1회 아테네올림픽에서 종목별 우승자는 올리브 화환과 은으로 만든 메달을 받았고 2위는 월계관과 구리나 동으로 만든 메달을 받았다. 1900 파리올림픽에선 우승컵이나 트로피를 받았고 지금처럼 금·은·동메달이 생긴것은 1904 세인트루이스 올림픽부터다.

메달 디자인은 다양한 변화를 거쳐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부터 정착됐다. 이탈리아 출신 주세페 카시올라가 디자인한 로마시대 경기장과 승리의 여신 니케가 새겨진 메달이 2000 시드니올림픽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조직위원회가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에 기존 디자인이 로마시대 경기장은 콜로세움을 본뜬 점을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조직위는 1986 아테네올림픽이 열린 그리스 파나티나이코 경기장과 니케의 입상이 포함된 새로운 디자인변경안을 제출, IOC가 이를 채택해 리우올림픽까지 사용되고 있다.

박태환
박태환(가운데)이 배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우승한 뒤 (왼쪽부터) 은메달 리스트 장린(중국), 동메달 리스트 라슨 제슨(미국)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메달의 앞면과 같은 디자인으로 뒷면도 제작되던 전통은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깨졌다. 당시 우정을 나타내는 두 어린이의 나체상을 사용했고 이후에는 개최지나 대회의 특성을 반영하는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1988 서울올림픽에서는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와 대회 엠블럼이 포함됐고 2000 시드니올림픽에는 오페라 하우스가 새겨졌다. 특히 2008 베이징올림픽 때는 역사상 처음으로 옥을 둥글게 넣기도 했다.

통일된 디자인을 이어온 하계 올림픽과 달리 동계올림픽은 메달 양쪽에 어떤 디자인을 해도 무방해 다양한 모양의 메달이 제작됐다. 1998 나가노올림픽 메달에는 지역 전통을 살린 옻칠을 해 관심을 모았고 2014 소치올림픽 메달은 금속보다 강한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폴리카보네이트로 가운데를 꾸몄다. 특히 소치올림픽에서는 운석이 포함한 ‘한정판’ 메달이 7개 제작됐는데 쇼트트랙 1000m에서 우승한 러시아 대표 안현수(빅토르 안)도 운석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메달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메달은 미국의 육상 영웅 제시 오언스의 금메달이다.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선전하기 위해 준비한 1936 베를린올림픽에서 흑인인 제시 오언스는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단거리 4관왕에 올랐다.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제시 오언스의 금메달은 2013년 열린 경매에서 147만 달러(약 16억2600만 원)에 낙찰됐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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