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성훈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듬뿍듬뿍 사랑을 받아서일까. 눈빛에도 피부에도 광채가 났다.

배우 성훈은 요즘 2011년 데뷔 이래 가장 바쁘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전국시청률 30%를 돌파한 KBS2 주말극‘아이가 다섯’에 출연하면서 일어난 변화다. 배우 신혜선(이연태 역)과 함께 ‘연상커플’로 설렘 가득한 로맨스를 그리며, 그의 인기도 수직상승했다. 자신의 기사에 붙은 “성훈 흥해라!”, “요새 너무 멋짐 폭발”, “맛깔난 연기”같은 댓글을 보면 신기할 정도다. 신인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참 착한 이 남자, 성훈을 만났다.

◆선수같다? “연애고자입니다만…”

연기가 너무 리얼했던 모양이다. 해바라기 사랑 끝에 결실을 맺은 연상 커플에 쏟아지는 사랑이 뜨겁다. ‘아이가 다섯’ 기사에는 “연상커플 분량 좀 늘려달라”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두달 전만 해도 그런 댓글을 보면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매주 그런 댓글이 붙으니까 좀 민망스럽달까. 함께 연기하는 선배님, 동료들께 폐를 끼치는 것같아서 요즘에는 그만 좀 다셨으면 좋겠다 싶긴 해요.”

달콤한 연애무드를 즐기던 ‘연상 커플’은 최근 위기를 겪고있다. 성훈이 연기 중인 상민이 자신이 7년간 짝사랑했던 태민(안우연 분)의 형이라는 사실을 안 연태가 결별을 고했기 때문. 앞뒤가 꽉 막힌 연태의 태도에 찐고구마 삼킨듯 가슴이 답답해진 사람이 많았다. “저도 그래요. 연태가 헤어지자고 한 다음에 상민이 행동을 보면, 왜 이렇게까지 하냐 임마 싶기도 하고요. 뭐 제가 그 상황이라도 뾰족한 방법이 없겠지만, 3자 입장에서 보면 또 다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살짝 놔서 상대가 끌려오게 할 필요가 있잖아요?”

상민의 연애에는 할말이 많지만, 자기 연애는 잘 못하는 타입이라고 했다. “실제로 나는 연애고자에요. 좋아하는 여자가 있어도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낯도 많이 가리고요. 남중, 남고에 체대(용인대 사회체육학과)까지 나오다보니 여자를 전혀 모르는 환경에서 자라기도 했고요. 스물 한살에 만나 3년반 동안 사귄 첫사랑한테 처음으로 연애를 배운 것같아요. 로맨스 연기는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한다해도 경험만한 게 없는 것같아요.”

고지식하고 순진무구한 연태와 사랑을 키우면서 부쩍 “진짜 사귀라”는 얘기도 많이 듣는다고 했다. 성훈의 실제 이상형과 연태는 얼마나 닮았을까. “귀여운 여자를 좋아하는데 연태같은 친구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꾸미는데 따라서 충분히 섹시할 것같아요. 귀여우면서 섹시하기는 정말 힘들거든요. 연애할 때 챙겨주는 거 굉장히 좋아해요. 대신 ‘내가 너 많이 챙겨줄게. 너는 나 많이 사랑해줘’하는 타입이라서 혼자 서운해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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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성훈. 제공|스탤리온엔터테인먼트
◆잘 생겨졌다? “소지섭형에게 배운 몸관리 비법은”

수영선수 출신인 성훈은 184㎝의 키에 골격도 큰 편이라 몸관리가 생명이다. 데뷔 무렵이 액션배우같은 느낌이었다면, 요즘엔 체지방이 0%에 가깝게 빠져 마른 느낌까지 풍긴다. “체격이 커서 후덕해지면 안된다는 강박이 있다”고 했다. “KBS2 ‘오 마이 비너스’를 하면서 살짝 살이 쪘었는데 다시 운동해서 유지 중이에요. 그때 소지섭 형한테 좀 배운게 스케줄이 그렇게 바쁜데도 잠을 1시간 줄여서라도 운동을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이건 정말 배워야겠구나 했어요. 집 근처에 24시간 하는 헬스장이 있어서 매일 1시간이라도 운동을 하고 있어요.”

운동하던 습관이 있는데도 여전히 운동은 힘들다고 했다. “운동할 때는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잘 먹고 잘 쉬거든요. 그런데 연기는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아예 안 먹던가, 먹으면 운동하던가 해야하는 거죠. 관장님이 잡아주시니까 졸면서라도 운동을 하는거지 안 그랬음 못할 거예요.”

얼굴경락도 한몫을 했다. “원래 얼굴 선이 굵은 편인데 경락을 받고나서 선이 매끄러워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주변에서 반응이 좋으니까 경락선생님도 아주 의욕적으로 하고 계세요. ‘내가 아주 멋지게 만들어줄게’ 하시면서. 아픈 거 참아가며 받은 보람이 있어요. 하하.”

◆철이 없다? “영원히 백지같길 바라요.”

이민호 주연의 SBS ‘신의(2012)’로 중국시장에 이름을 알린 성훈은 중국드라마 ‘보디가드(2013)’로 인기를 끌며 한류스타 반열에 올랐다. 지난달 초에는 중국 최대 음원사이트 쿠고우의 채팅사이트를 통해 디제잉을 생중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달 말에는 배우 이정진, 양동근, 중국배우 임달화 등과 함께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에’ 촬영도 시작한다. 가만히 있어도 몸을 붕 뜨게하는 인기가 두렵지는 않을까. “인기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두려움은 늘 있었던 것같아요. 그걸 이겨내고 내 몫을 하느냐, 그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하느냐의 문제인 것같아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배우들도 그런 두려움을 느낄텐데 하물며 아직 신인이고 자리를 못 잡은 저는 더하죠. 그렇지만 즐겨야죠. 어쩔 수 없어요.”

배우로서 인생을 하루라고 본다면 지금이 몇시쯤인 것같냐고 물었다. 그는 “새벽 3시”라고 답했다. “밤 11시부터 해뜨기 전까지, 한 새벽 3시쯤에는 공기도 냄새가 다르고 착 가라앉아있어요. 그 느낌을 굉장히 좋아해요. 시작도 아니고 끝도 아닌 시간, 감정적으로 굉장히 예민해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시간이랄까. 영화도 심야영화를 좋아해요. 영화가 끝나고 나왔을 때 그 공기가 너무 좋아서요. 영화보고 나왔는데 밖이 환하면 그때 느낀 감정들이 다 날아가버리는 것같아요. 그 시간은 나만 온전히 소유하는, 아주 특별한 시간이죠.”

성훈이 생각하는 자신은 “철이 없는 사람”이다. 철없는 그대로 계속 남아있길 바란다고 했다. “변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지금 가진 마음가짐, 겸손함, 배려심을 어디에 가더라도 지켜갔으면 좋겠어요. 세상을 살면서 어떤 일을 겪게 될지, 또 내가 어떻게 변해갈지 알 수 없지만, 지켜가려고 애쓰려고요.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순수한 백지 상태라야 언제든 변신이 가능하잖아요. 그래서 철없는 모습 그대로 철들고 싶지않기도 해요. 지금은 다만 후회가 남지 않을만큼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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