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Talk_20160209_170316000
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9일 일본 고치현 시영구장에서 열린 고치 파이팅독스와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때리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윌린 로사리오는 당기고 이성열은 밀었다. 한화가 9일 일본 고치현에 위치한 시영구장에서 열린 시코쿠 독립리그 구단 고치 파이팅독스와 연습경기에서 4-8로 패했다. 9회초에만 6점을 내줘 역전패 했지만, 8회말까지는 원하는 모습이 나올정도로 좋은 내용이었다.

눈에 띈 대목은 4번 지명타자와 5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 한 로사리오와 이성열이 호쾌한 홈런 한 방 씩을 때려냈다는 점이다. 로사리오는 1-2로 뒤진 4회말 2사 후 상대 투수가 던진 바깥쪽 132㎞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좌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상대 투수의 구위를 압도하는 배트 스피드를 과시한 한 방. 4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자체 홍백전이 아닌 실전에서 첫 홈런을 때려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성열은 2-2로 맞선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바깥쪽 135㎞짜리 직구를 밀어 좌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겨우내 스윙 궤도 수정에 열을 올린 이성열이라, 바깥쪽 공을 밀어서 홈런으로 연결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장타력 부재로 고심한 한화가 로사리오와 이성열을 앞세워 홈런 두 방을 때려내, 올시즌 달라질 모습을 예고했다.

톱타자로 나선 김원석이 6회말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로 가능성을 입증했고, 연습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신성현도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좌월 2루타로 주전 3루수 경쟁에 불을 지폈다.

기동력도 돋보였다. 3-2로 앞선 8회말 선두타자 허도환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대주자로 투입된 강상원은 김원석 타석 때 2루를, 강경학 타석 때 3루를 잇따라 훔치며 1군 생존 가능성을 높였다. 4-8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동훈도 기습번트 안타로 출루한 뒤 신성현 타석 때 2루를 훔쳐 기동력을 뽐냈다. 신성현이 볼넷을 골라내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자 세 명이 모두 삼진으로 돌아서 아쉬움을 남겼다.

KakaoTalk_20160209_170430771
한화 고졸신인 이동훈이 9일 일본 고치현 시영구장에서 열린 파이팅독스와 연습경기에서 기습번트를 대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마운드에서는 선발등판한 김민우와 5회초 구원등판한 정대훈이 돋보였다. 김민우는 3이닝 동안 삼진 한 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1월 말 투구 밸런스를 잃어 고민에 빠졌던 김민우는 김성근 감독의 ‘기살리기’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김 감독은 “불펜 포수에게 ‘공 좋다고 소리 지르라’며 엉덩이를 쿡쿡 찔렀다”고 농담하며 “공 던지는 감각을 순간적으로 잃어버려 볼 회전과 하체 밸런스를 잡기 위한 훈련을 반복했다. 젊어서 그런지 습득력이 매우 좋다. 자신감이 붙으면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라고 설명했다.

5회초 마운드에 오른 정대훈은 1사 후 우익수 키를 넘는 3루타를 내주고 위기에 빠졌지만, 후속타자를 유격수 땅볼과 중견수 플라이로 솎아내고 실점없이 임무를 완수했다. 정대훈 역시 김 감독에게 “투구 밸런스가 안정돼 제구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은 “로사리오와 이성열이 상대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잘 쳤다. 강상원과 이동훈도 공격적으로 주루 플레이를 잘 해줬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신인 우완 투수 권용우는 사구 하나를 포함해 안타 4개를 맞고 4실점 해 아쉬움을 남겼다. 무사 2루에서 구원등판 한 여승철은 선두타자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지만, 후속타자를 깔끔하게 틀어 막아 가능성을 보였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