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앙트완_한예슬성준스킨십
마담앙트완. 제공|JTBC

[스포츠서울 김정란기자]30대 여배우에게 필요한 것은? 관리와 시술보다 당당함과 솔직함이 매력을 배가시킨다는 것을 확인시키는 두 여배우가 있다. 장나라와 한예슬이다.

두 사람은 각각 MBC 수목드라마 ‘한번 더 해피엔딩’과 JTBC 금토드라마 ‘마담 앙트완’에서 ‘돌싱(돌아온 싱글)’ 역할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장나라가 맡은 한미모는 걸그룹 ‘엔젤스’ 출신으로 일찌감치 결혼했다 3년만에 이혼한 캐릭터다. 십 수년만에 만난 초등학교 동창 송수혁(정경호 분)과 우연히 만나 술로 밤을 보내고 혼인신고까지 할 뻔 하더니 그새 동창의 의사 친구 구해준(권율)에게 반해 끊임없는 구애를 보내고 있다. 철없어 보이면서도 한없이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마담 앙트완’의 한예슬이 맡은 고혜림은 딸도 있다. 이혼한 뒤 아빠를 따라 영국으로 간 딸 도경을 늘 그리워하는 혜림은 사람의 마음을 읽어 점을 치는 가짜 점쟁이다. 일에 있어서는 가짜지만, 진정성을 읽어내는 혜림의 마력은 극중 상대인 최수현(성준 분)이나 최승찬(정진운 분)은 물론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흔들어놓고 있다.

이들이 극중에서 보여주는 매력은 무엇보다 솔직하고 당당하다는 점이다. 한미모는 사랑 앞에서 밀당 ‘따위’는 생각도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들이대고, 고혜림은 계주가 돈을 들고 도망가는 바람에 곤경에 빠져 잠시 김회장(변희봉 분)을 속이려고 하다가도 양심을 속일 수 없어 곧바로 이실직고하는 순수함을 갖췄다.

장나라
한번더 해피엔딩. 제공|MBC

극중 인물들은 이들의 매력에 금세 흔들린다. 한미모의 짝사랑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구해준의 마음을 흔들었고, 악연으로 시작된 송수혁의 마음도 흔들고 있다. 두 남자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한미모가 누군가를 선택해야하는 상황이다.

혜림 역시 그에게 절대 흔들릴 것 같지 않던 심리전문가 수현과 곧 사랑에 빠질 정황이다. 수현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하는 ‘가짜 점쟁이’ 혜림을 무시하지만, 진정성 있는 혜림의 모습에 어느새 사랑을 느끼고 있다.

두 사람의 매력은 다 아는 것 같으면서도 어쩌면 하나도 모르는 것 같은 순수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김없는 당당함이다. 실제로 30대라는 나이가 그런 것 같다. 법적으로 분명 성인이고, 나이로도 이제는 어른이 된 것 같지만, 어딘가 미숙하다. 이 두 배우가 맡은 캐릭터에는 정신적으로 미숙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성숙한 척 해야하는 30대 여성들의 모습과 그들이 갖추고 싶어하는 매력이 많이 투영돼 있다.

‘사기’를 치고 돌아서는 중에 딸 도경의 전화를 받고 “엄마가 거짓말을 했다”며 울며, 팬더같은 눈으로 김회장을 찾아가 고백하는 혜림의 모습은 여전히 어린아이면서도, 그래도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낼만한 장면이었다.

물론 나이를 가늠할 수 없게 하는 이들의 미모가 솔직당당함을 배가시킨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발랄깜찍하면서도 때로는 발칙하기까지 한 이들의 캐릭터는 30대 여배우들이 보여줄 수 있는 미덕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들의 활약이 연예계에 여배우들이 설자리가 없다는 하소연이 조금 줄어들 수 있게 하는 힘이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peac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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