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타임워프 추리수사극 '시그널', 뜨거운 몰입도의 비결은 디테일?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를 시작으로 뮤직드라마 '몬스타', 드라마 '미생'까지 3연속 성공 신화를 써내려간 '디테일의 대가' 김원석 PD는 '미생' 이후 약 1년여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달 23일 '시그널'을 첫 공개했다.
배우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 등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정상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 대중의 관심을 끈 가운데 김원석 PD는 이 작품을 통해 놀랍고도 섬세한 디렉팅 솜씨를 과시하며 '드라마의 영화화'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시그널'을 통해 다시 한 번 디렉팅 능력을 과시한 그가 이번 작품에 그토록 자신감을 내비친 이유는 '살아 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

▲ 반(半) 사전제작- 디테일의 시작을 알리다
김혜수는 본 방송에 앞서 방송된 '시그널: 더 비기닝'을 통해 "이번 작품은 완성도가 완전히 확보되지 않으면 성립이 될 수 없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그만큼 극의 구성이 치밀하며, 스케일이나 연기적 측면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요구하는 웰메이드 드라마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사건 해결의 통쾌함과 같은 장르물로서의 재미는 물론, 형사들, 피해자, 유가족 등 인간의 감정을 디테일하게 담아내 또 다른 재미를 주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이는 지난달 22일 방송된 1화에서부터 그대로 적용됐다. 아이를 잃은 슬픔에 15년간 경찰서 앞에서 1위 시위를 벌인 어머니. 그를 지켜보며 프로파일러의 꿈을 키운 박해영(이제훈 분)과 장기 미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까지 억누르며 범인 검거에 목숨을 건 차수현(김혜수 분)의 연기를 통해 김원석 PD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재미와 감동, 그리고 통쾌함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게 했다.

▲ 철저한 고증- 발로 뛰는 제작
'시그널'은 80, 90년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만큼 시대상과 미제사건의 정확한 표현을 위해 철저한 고증의 과정을 거쳤다. 역시 디테일하기로 소문난 김은희 작가의 대본을 명확히 구현하고 시청자가 한눈에 그 시대 속으로 빠져들게 하기 위해 장소부터 소품, 의상, 분장 등 미술 전분야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 부분을 위해 제작진은 실제로 경찰들의 도움을 받아 현장감과 생생함을 살렸다.
2회부터 경기 남부 연쇄살인사건을 담아낸 '시그널' 제작진은 사건 해결에 필요한 실마리를 꼼꼼하게 드라마에 녹여냈다. 89년과 2015년을 잇는다는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만큼 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80년대 경찰 의상부터, 경찰서 내부, 매듭으로 여성을 묶는 범인의 살해 수법까지 디테일을 살렸다.
특히 국내 드라마 최초로 아나모픽 촬영 기술을 도입해 80년대 방화에서 봤던 색감과 화면 비율을 구현, 시대적 느낌도 반영했다. 이에 대해 김원석 PD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카타르시스를 극대화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잘 알고 계신 만큼 실제를 방불케하는 정확한 묘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이유를 밝혔다.

▲ 연기 디테일-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 등 연기파 배우의 힘
출연진은 제작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원석 PD의 디테일에 혀를 내두를 정도. '미생'에 이어 '시그널'의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현장 스태프들은 "섬세함이 '미생' 시절을 뛰어넘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시그널: 더 비기닝'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원석 PD는 배우와 함께 직접 연기해가며 이해를 도왔다. 배우들도 이에 부응, 대본을 수십 번 반복해 읽으며 감정신, 액션신 등에 임했다. 김계철 역을 맡은 배우 김원해는 경찰 느낌을 살리기 위해 라면, 의상 등의 소품을 즉석에서 활용하기도 해 김원석 PD로 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조진웅은 '시그널: 더 비기닝'에서 "김원석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이 전작 미생에 이어 계속 함께해서인지 다른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는 볼 수 없는 팀워크를 보여주고 있다. 소품 담당, 분장, 촬영, 조명, 미술 등 전 스태프가 모든 장면을 배우와 함께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게 정말 멋지다"고 전하기도 했다.
출연진은 작가와 연출 등 스태프에 공을 돌리지만, 디테일을 살려낸 큰 공은 주조연 배우들에게 있다. 조진웅 김혜수 이제훈 등 주연을 비롯해 조단역까지 촘촘하게 맡은 역할을 해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잘 되는 드라마는 어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다는 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극본이고, 연출이고, 연기다.
뉴미디어팀 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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