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tvN '응답하라 1988' 후속작으로 방송 4회만에 평균 시청률 8%(닐슨코리아 기준)에 육박하며 인기몰이 중인 '시그널'. '시그널'의 인기에는 주‧조연 가릴 것 없는 호연과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 디테일의 대가 김원석 PD의 연출이 탄탄한 삼각대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시그널'에는 보통의 드라마에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바로 '러브라인'이다. 물론 과거의 이재한(조진웅 분)과 차수현(김혜수 분)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를 때가 있지만 2015년(현재)에 이재한 형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다른 인물들 간에 낌새가 보이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러브라인'에 대한 요구 없이 연일 드라마에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무엇이 러브라인이 없어도 시청자들이 '시그널'에 열광하게 만든 것일까.


▲ 웰메이드 추리 수사극에 러브라인은 사족?


'시그널'은 추리 수사극을 표방하고 있다. 매회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촘촘하게 전개된다. 아직 4회 밖에 방송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긴장감 넘치는 진행에 러브라인이 들어갈 자리는 없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섣부른 러브라인의 투입은 극의 흐름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기획단계에서 표방한 장르의 정체성마저 흔들 수 있다. 지금까지 전개로 봤을 때 '시그널'의 매력은 장르적 몰입감으로도 충분하다. 그만큼 판타지가 가미된 추리 수사극을 현실감 있게 녹여낸 극본과 연출력, 배우들의 호연이 잘 어우러지고 있어서다.


한국 드라마의 경우 장르를 막론하고 러브라인 없는 드라마를 찾기 어려운 점이 아쉬운 현실. 드라마가 거의 '기-승-전-러브라인'으로 이어지다보니 시작과 끝의 장르가 다른 경우도 허다하다. 이는 외국드라마의 수사물이 장르적 특성을 깊이 파고드는 것과 다른 점. 과연 '시그널'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한 대목이다.


▲ 러브라인의 열쇠, 이재한과 차수현?


그런데 어쩌면 '시그널'에선 이미 러브라인이 그려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재한과 차수현의 관계로 말이다.


1989년 '경기남부연쇄살인사건'으로 짝사랑 하던 김원경(이시아 분)을 잃고 마음의 문을 닫고 살던 이재한의 마음에 작은 파문을 일게 만든 인물이 차수현이기 때문. 여기에 극 중간 중간 차수현이 이재한에게 애틋한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 등장했기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재한 실종사건으로 말미암은 두 사람의 향후 관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연 타임슬립을 차용한 '시그널'에서 시공간을 초월한 두 사람의 애틋한 감정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일부 시청자들은 차수현과 박해영(이제훈 분)이 하나씩 사건을 해결해나가면서 부정적 첫인상을 깨고, 서로를 걱정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모습에서 설렘이 느껴진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차수현과 이재한, 차수현과 박해영, 공통점은 남녀이기 이전에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동료이자 선후배로서의 인간애이고, 신뢰다.


뉴미디어팀 서장원기자 superpower@sportsseoul.com


사진=tvN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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