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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더 디자이너스는 분당요금제 등 합리적 가격정책과 독특하고 유려한 디자인 등으로 국내외 소비자로부터 튼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호텔 더 디자이너스 리즈강남의 객실.

[스포츠서울 이우석기자]한국에 온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명을 넘어선 2012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책기관과 업계에선 하나같이 객실부족을 외치며 ‘대형호텔’을 허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하나같이 재벌과 대기업 계열 일색인 국내 특급호텔 산업에 대해 규제를 완화하고 호텔을 지어 객실을 원활히 공급해야 한다고 호들갑을 떨었다.하지만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한파로 외래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을 때 국내 대형 호텔들은 바로 직격탄을 맞았다. 400~500실 이상 대형 호텔의 경우, 객실 점유율(Occupancy)은 최하 50%를 밑도는 경우도 많았다. 호텔 측은 객실 청소원과 식음장(F&B)의 아르바이트생을 정리해고하고 긴축재정을 선언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한편 이같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선방하며 살아남은 호텔도 많다. 이들의 특징은 200실 미만 중소형 부티크 호텔이란 점이다. 이들 호텔은 질높은 서비스와 독특한 개성으로, 내국인 수요를 이끌어내고 개별여행객(FIT)이나 소규모 단체 외래관광객을 선점했다.중소형 부티크 호텔 체인인 ‘호텔 더 디자이너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2012년 삼성동에 1호점을 론칭한 이래 현재까지 7개 체인을 보유하며 꾸준히 성장일로를 달리고 있는 호텔 더 디자이너스의 성공사례를 통해 한국 관광 인프라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되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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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더 디자이너스는 지정학적 위치가 편리한 것도 특장점이다. 강남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보이는 호텔 더 디자이너스 리즈강남 테라스 바.
◇매력, 편의, 합리성. 세 마리 토끼를 잡다.

호텔 더 디자이너스는 7개 점 평균 객실점유율 85%를 상회하고 있고 3개월 이내 재방문율 역시 경이적인 수치인 50%에 육박한다. 첫 선을 보인지 불과 4년 밖에 되지않는 호텔 더 디자이너스의 성장 원인은 무엇일까?

호텔 더 디자이너스의 특징은 바로 그 이름처럼 디자인을 최우선시했다는 점이다. 편리한 교통 요충지에 유명 셀럽과 디자이너들이 직접 하나씩 설계·장식한 객실이 있다면. 게다가 가격 역시 특급호텔에 비해 훨씬 합리적인 까닭에 내·외국인들로부터 꾸준히 입소문을 타며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 있다.

공간 효율을 최대한 고민한 디자인 설계와 유려한 인테리어와 특급호텔 수준의 컨시어지 인력을 갖춘 것이 주효했다. 객실 인테리어 비용 역시 여타 중소형 호텔 대비 2배(객실당) 이상의 비용을 들였다.

호텔 전문 디자이너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상상력을 동원했다. 호텔 더 디자이너스 리즈강남(논현)와 동대문점의 경우, 김완선, 강수지 등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고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셀러브리티를 섭외해 그들의 이름을 딴 객실을 만들었다. 그래피티 전문 디자이너 범민을 영입해 호텔 인테리어의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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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개관한 호텔 더 디자이너스 동대문점.
◇차고 넘치는 아이디어, 호텔을 디자인하라!

공간효율을 최대화하기 위해 프론트와 컨시어지의 기능을 합친 ‘프론티지’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으며, 피트니스 센터를 외부와 제휴하는 등 합리적이면서도 편의성을 강화하는 경영을 시도했다. 일례로 자전거렌트, 무료 랩톱 비치(전 객실), 모바일 스마트환경, 비트코인 결제 등 새롭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도입됐다. 청량리점부터는 일부 객실에 87인치 TV를 일부 객실에 설치하는 등 고급화를 꾀하고 있다.

여기다 파격적인 객실요금 정책도 불황 타파에 한 몫했다. 강남점과 동대문점에서 실시 중인 호텔 업계 최초 ‘분당요금제’는 투숙객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정책이다. 단 10시간을 묵어도 24시간 요금을 다 내야하는 고객들의 불만을 없애기 위해 이용한 시간만 숙박료를 지불토록 했다. 늦은 시간 서울에 도착해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서야하는 비즈니스 고객에겐 최상의 합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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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더 디자이너스 동대문점 정본경 룸.

호텔 더 디자이너스는 삼성점에 이어, 홍대점, 종로점, 인천점 4개점을 연이어 개점하고, 지난해에는 특급호텔로 처음 문을 연 논현점(리즈강남)을 시작으로, 동대문 DDP점, 청량리점을 잇달아 선보였다. 현재까지 모두 7개 점. 올해 역시 중곡점에 이어 지방과 해외에도 진출한다. 현재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 가장 호텔 경쟁이 치열한 부산 해운대에 진출이 거의 확정됐으며 중국 현지 파트너와도 최근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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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7번째로 합류한 호텔 더 디자이너스 청량리점.

호텔 더 디자이너스가 인기를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도 매력을 느낀다. 현재 호텔 더 디자이너스는 모자산관리회사와 함께 보다 공격적인 브랜드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안정적으로 투자수익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뿐 아니라 해외 진출을 발빠르게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중국과의 MOU 체결을 시작으로 미주, 유럽,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상호 및 상표등록을 완료했다.

호텔 더 디자이너스 최윤배 총괄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고객과 투자자, 직원 등 모두가 상생하는 모델로 키워가는 것이 가장 큰 비전”이라고 밝혔다.

dem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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