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
2015 미스코리아 진 이민지가 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2015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서 수영복 차림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대한민국 대표 미인 ‘미스코리아’가 변하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2015 미스코리아선발대회’는 이민지가 진의 영광을 차지하며 화려한 막을 내렸다. 과거 미스코리아의 상징과 같던 파란색 원피스수영복과 ‘사자머리’는 더는 찾아볼 수 없었다. 과거 여성의 상품화 논란으로 잠시 중단되기도 했던 수영복 심사는 2014년 이후 자유수영복 심사로 바뀌며 비키니가 대세를 이뤘고, 다소 촌스럽던 사자머리 역시 사라진 지 몇년이 지났다. 미스코리아대회는 참가자의 외적 변화 뿐만 그 위상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김성령
1988년 미스코리아 진 김성령 스포츠서울DB
◇‘스타등용문’에서 지금은?

1977년 당시 최연소인 17세 나이로 진에 당선된 김성희가 미스코리아 최초로 연예계에 입문해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미스코리아=스타 등용문’이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비단 진·선·미 수상자 뿐만 아니라 미스코리아 출신 연예인은 손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대표적인 인물로 1988년 진 김성령은 27년이 지난 현재까지 명품 몸매와 미모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고현정,오현경, 이승연, 김남주, 염정아 등도 미스코리아로 얼굴을 알린 뒤 지금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2000년대 이후에도 김사랑 이하늬가 미스코리아를 발판삼아 왕성한 연예계 활동을 하고 있다. 배우 뿐만 아니라 장은영 한성주 서현진 김주희 이진 등은 아나운서로 방송계에서 이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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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
1991년 미스코리아 선 염정아 스포츠서울DB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미스코리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특히 여성의 성 상품화 논란등에 휩싸이며 1999년에는 ‘안티 미스코리아’가 대회가 열리는 등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2002년부터는 지상파 중계가 중단됐다. 스타 등용문이라는 인식도 점차 다양한 데뷔 경로로 그 힘이 약해졌다. 이러는 사이 출전 비용 논란과 유력 업체 외압설 등이 명성에 금을 냈고 당선자들의 낙태나 성인화보 사실이 드러나며 대중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졌다. 게다가 대중의 미에 대한 기준도 개인의 다양한 취향과 개성이 반영되며 주관적으로 바뀐 것도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59회째를 맞이한 2015년 미스코리아대회는 올해를 자존심 찾기 원년으로 삼고 리얼리티 프로그램 도입, 이영애 심사위원 참여로 변화를 꾀했지만, 기존 대회와 큰 차이점을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강귀희
사업가(아태 경제문화연구소 사장,53년 제1회 미스코리아 진) 스포츠서울DB

◇59살 미스코리아, 점점 젊어진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미스코리아의 위상과 의미가 조금씩 달라진 것과 같이 대회에서 선호하는 미인상도 함께 변화해왔다. 초창기 미스코리아가 동그란 얼굴에 이목구비가 작은 동양적인 미인이 각광받았다면 70년대 중반부터는 서구형 미인이 대세를 이뤘다. 2006년 한국콘텐츠학회 추계종합학술대회 논문집에 실린 ‘얼굴매력의 변화추세-미스코리아 얼굴감성모형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미스코리아는 성숙한 인상에서 앳된 인상으로 바뀌었다. 1950년대부터 2005년까지 미스코리아 당선자 171명의 얼굴을 분석한 결과 1970년대까지는 미스코리아의 얼굴은 성숙하고 날카로운 쪽에 가까웠다. 80년대부터 점차 앳되고 성숙한 인상으로 바뀌었으며 1990년대는 전반적으로 앳된 감성으로 이동했다. 2000년대 미스코리아는 앳된 인상 즉 동안이 대다수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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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경
89년 미스코리아 진 오현경 스포츠서울DB

2011년 원광디지털대학교 얼굴경영학과 연구팀이 발표한 ‘인상학을 통해 본 미스코리아 얼굴분석’ 논문은 “1950~70년대에는 달걀형 얼굴에 눈, 코, 입이 고르게 발달돼 있고 볼에 살이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80~90년대에는 콧방울이 둥글면서 눈꼬리가 살짝 올라간 스타일이 미인으로 여겨졌다. 연구팀은 “지적이고 세련된 미를 중시하면서 눈매가 시원스러운 인상을 주는 도시적인 이미지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에는 귀여운 이미지의 동안이 미인으로 통했다. 연구팀은 “2000년도 수상자인 박시연의 얼굴과 1989년도 수상자인 고현정과 비교했을 때 박시연이 상대적으로 턱 길이가 짧아 어려보이는 인상을 지녔다”고 말했다. 동안 외모 선호는 현재까지 이어져 오며 2000년 중후반부터는 V라인으로 불리는 날카로운 턱선이 강조되고 있다.

홍승한기자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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