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한국이 낳은 스타 감독 박찬욱 감독이 미국 드라마 연출자로 돌아왔다. 미국 HBO와 손잡고 제작한 ‘동조자’다.

지난 15일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된 ‘동조자’는 베트남 전쟁 후 1970년대를 배경으로 남베트남의 이중스파이로 잠입한 북베트남인 대위(호아 쉬안더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2016년 퓰리처상을 받은 동명 원작을 실사화했다.

박찬욱 감독은 공동 쇼러너(co-Showrunner)이자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해, 제작과 각본, 1~3화 연출에 참여했다. 영화 ‘두 교황’의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이 4화, 영화 ‘시크릿 가든’ 마크 먼든 감독이 5~7화를 연출했다.

박찬욱 감독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매력이 많은 인물을 다룰 수 있는 점이다. 소설에 나오는 인물을 각색할 때 없애지 않고 다 등장시켜 인물의 매력과 개성을 표현하려고 했다”며 “아이러니하고 비극적이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그 안에서 나오는 씁쓸한 웃음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베트남인도 미국인도 아니라 거리감이 있다. 이 시대, 두 나라에 대해 잘 알지도, 모르지도 않다.베트남엔 동병상련의 마음도 있고, 대위가 매몰된 미국 대중문화의 매력도 안다. 강점이자 단점이기도 한 이 정체성을 잘 유지해서 만들려고 했다”며 “원작 작가와 깊게 대화하며 의도를 알고, 역사 속에 산 사람들의 존중을 담아 영화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로다주’로 불리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무려 1인 4역을 맡는다. 한 인물이 네 명의 인물을 맡아 연기하는 방식을 채택하며, 기존 문법을 파괴했다.

박 감독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맡은 교수, 영화감독, CIA 요원, 하원 의원 등 모두 미국을 뜻한 시스템이자 기관이었다. 그 점을 분명히 하고 싶었다. 대본을 교묘히 잘 쓰는 것보다 한 명의 배우가 하는 게 효과적이라 생각했다”며 “백인 중년 남성 중에 다양한 역할을 구별되면서 개성 강하게 표현하는 배우는 로다주뿐이었다”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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