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전=김동영 기자] 역시는 역시다. 첫 등판에서 삐끗했지만, 일시적일 뿐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한화)이 위력투를 뽐냈다. 딱 하나, 승리가 없다.

류현진은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홈 개막전 KT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안타 무사사구 9삼진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뽐냈다. 동점에서 내려와 승패 없음으로 끝났다. 통산 99승은 다음을 기약했다.

시즌 개막전인 23일 잠실 LG전에서 3.2이닝 5실점(2자책)으로 썩 좋지 못했다. 패전투수가 됐다. 그래도 최원호 감독은 걱정하지 않았다. “구속이 안 나왔다면 걱정하겠지만, 그게 아니다. 제구는 원래 잘 잡는 선수 아닌가”라고 말했다.

딱 그대로였다. 우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했을 정도다. 체인지업을 슬라이더처럼 쓰는 ‘신기’를 보였다. 우타자 좌우를 가리지 않은 커터도 좋았다.

전체적으로 보면 ‘완급조절’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일단 시속 140㎞ 중반의 속구를 계속 뿌렸다. 평균 시속 144㎞-최고 구속 147㎞를 뿌렸다. 여기에 체인지업-커터 조합이 위력적이었다. 커브는 시속 99㎞까지 스피드를 떨어뜨렸다. 시속 110㎞대도 있었다.

6회가 아쉽다. 집중 4안타를 맞으며 2점을 주고 말았다. 좋던 제구가 살짝 흔들린 순간이었다. 그래도 후속타를 막으며 역전까지 가지는 않았다.

1회초 배정대에게 중전 안타,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1,2루에 몰리기는 했다. 박병호에게 유격수 병살타를 끌어내 이닝을 마쳤다.

2회초는 강백호-황재균-장성우를 차례로 잡았다. 삼자범퇴. 3회초 선두 김민혁에게 좌전 안타를 줬으나 김상수-배정대-천성호를 뜬공-삼진-땅볼로 잡았다.

4회초 들어 로하스와 박병호, 강백호를 제압하며 삼자범퇴 이닝을 일궜다. 특히 강백호와 승부가 압권이었다.

시속 99㎞짜리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후, 시속 143㎞ 속구를 뿌려 헛스윙을 만들었다. 구속 차이가 무려 시속 44㎞다. 3구째 시속 115㎞짜리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관중석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5회초에도 1사 후 장성우에게 우측 안타를 맞았지만, 김민혁과 김상수를 땅볼과 삼진으로 처리했다. 5회까지 딱 투구수 65개였다.

6회초 첫 실점이 나왔다. 배정대를 삼진 처리한 후 천성호와 로하스에게 연속 좌전 안타를 내줬다. 1사 1,2루 위기.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강백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줬다. 다시 황재균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2-2 동점이 됐다. 장성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