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공항=강예진 기자] “고의는 절대 아니다. 경기 중 충분히 발생하는 상황이다.”

‘동료 고의 팀킬’ 논란에 휩싸인 쇼트트랙 황대헌(강원도청)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후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상황은 이랬다. 황대헌은 지난 18일 남자 1000m 결승에서 결승선 3바퀴를 남기고 선두에 있던 박지원을 곡선주로에서 빠른 스피드로 인코스로 파고들 때 손으로 박지원을 밀쳤다. 중심을 잃은 박지원은 휘청이며 대열에서 이탈, 결국 넘어지면서 레이스를 이어가지 못했다.

심판은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부여했는데, 이러한 상황은 앞서서도 일어났다.

16일 남자 1500m 결승에서도 황대헌은 3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박지원과 충돌했다. 무리하게 인코스를 비집고 들어가다 부딪힌 게 화근이었다. 박지원은 최하위로 밀렸고, 황대헌이 1위로 피니시 라인을 끊었지만 반칙으로 페널티를 부여받았다.

박지원(서울시청)으로서는 억울할 수 있는 입장이다. 이번시즌에만 세 번째였기 때문. 입국장에 들어선 박지원은 충돌 당시의 충격으로 목 보호대와 왼팔은 깁스를 착용했다.

취재진 앞에 선 황대헌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서로 경쟁하던 상황이었다. 경기를 하다 보면 충분히 그런 상황들이 많이 나온다. 내가 그 대상이 됐고, 지원이 형이라 나도 마음이 안 좋고 죄송하다”라면서 “절대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지원과 경기 후 따로 나눈 이야기가 있냐는 물음에는 “그냥 재정비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면서 에둘러 답했다.

그러면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선수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고개 숙였다.

노메달에 그친 ‘세계랭킹 1위’ 박지원은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다음달 열리는 국내 선발전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뇌진탕 증세까지 겹친 박지원은 “속이 울렁거리는 현상이 있다.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다”면서 충돌 상황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제가 말씀드릴 게 없다. 선발전을 생각하면서 잘 회복하고 준비하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박지원은 곧장 인천공항1터미널로 이동해 일본 전지훈련에 합류한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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