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원성윤 기자] 하늘이 잔뜩 흐렸다. 이윽고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했다.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기로 한 KT와 롯데 시범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 아침부터 먹구름을 잔뜩 머금었다. 금방이라도 퍼부을 기세였다.

시범경기 내내 달려왔다. 하늘은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려는듯 폭우를 내렸다. 오전11시가 지나자 경기가 공식적으로 취소됐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선수단을 비롯해 관계자들이 주섬주섬 짐을 싸기 시작했다. 경기시작 시간인 오후1시가 됐다. 거짓말처럼 쨍하고 해가 났다. 정규시즌이었다면 아쉬울 뻔 했다.

두 팀 수장은 우천취소를 예감한 듯 했다. 롯데 김태형 감독(57)이 KT 이강철 감독(58)을 찾아왔다. 넉살 좋은 김 감독이 “인터뷰 같이 합시다”라며 이 감독 옆에 찰싹 달라붙었다. 더그아웃에 모인 취재진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스마트폰을 꺼내 날씨앱을 켰다.

“이거 봐. 구름이 이렇게 올라오더라니까” 김 감독이 말하자 함께 스마트폰을 들여다 봤다. 2018시즌 감독과 1군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춘 돈독한 사이다. 이 감독은 김 감독을 향해 “바로 들어가려고 모자도 안 쓴다”고 말하며 웃었다.

반가운 조우(遭遇)는 금방 끝났다. 김 감독이 돌아간 뒤 곧장 시범경기 총평 질문이 날아들었다. KT는 시범경기 4승1무4패를 기록했다. 승률 5할이다.

타선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타선은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특히 중심 타선이 좋다”며 “시범경기 초반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다. 갈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준비가 잘 된 상태로 정규시즌 개막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테이블세터 배정대 김민혁을 비롯해 로하스~박병호~강백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마운드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고영표까지는 합격점이다. 엄상백 원상현 컨디션이 100%가 아니다. 이 감독은 “4,5선발이 조금 불안한 건 사실”이라며 “그래도 정한 대로 간다. 평가전을 통해 좋은 컨디션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엄상백도 알고 있다. 엄상백은 “(18일 롯데전에서) 변화구 컨트롤을 체크했는데 생각보다 안 좋았다”며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하겠다. 아프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고 관리했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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