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기자로 현장을 누빌 때였다. 운 좋게 메이저리그를 다수 취재하며, 미국 각지에서 다양한 차를 번갈아 탈 기회가 있었다. 미국차, 독일차, 일본차 등등.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차는 벤츠, BMW, GM, 토요타 등이 아니다. 바로 볼보다.

덴버에서 볼보 왜건을 몰고 콜로라도 산맥을 향해 달렸는데, 그때의 승차감이 아직도 선명하다. 차가 아스팔트에 딱 붙어가는 느낌이었다.

직전에 몰았던 닛산 무라노가 운전할 때 출렁거렸기에, 볼보와의 승차감이 더 비교된 탓도 있을거다.

당시 볼보는 도로와 일체가 된 것처럼 안정감 있게 달렸는데, 살짝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접착제를 바른 아스팔트 위를 바퀴가 붙어가는 듯했다.

시간이 흘러, 경제부 자동차 담당 기자가 되어 최신형 볼보를 시승하게 됐다. 콜로라도에서의 느낌이 되살아날까 궁금했다.

시승 차량은 볼보XC60 마일드 하이브리드(B6). XC60은 국내에서 볼보 인기를 견인하는 주력 차종으로, 지난해 수입 SUV중 판매 1위의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구르릉 구르릉~ 기분좋은 울림이 핸들을 타고 올라온다. 얌전한 인상과 달리 사냥감을 앞두고 힘을 모으는게 느껴진다.

출발에 앞서 센터페시아의 스크린을 터치했다. 마치 책을 펼쳐놓은 듯한 스크린에서 내비게이션 티맵, 웹브라우저, 오디오북, 팟캐스트, 뉴스앱, 오디오북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운전석에서 조수석까지 연결된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유행이다. 그러나 볼보의 책표지 같은 심플한 스크린도 매력적이다. 부담없이 책장을 넘길수 있다.

음성인식 기능도 만족스럽다. 조용한 음악이나 최신 팝송을 틀어달라고 하니 척척 알아서 들려준다. BTS 정국과 찰리 푸스가 함께한 ‘레프트 앤 라이트’가 스피커에서 뿜어져 나오는데, 마치 극장에 온 것처럼 사운드가 고막을 두드린다.

차량엔 영국 하이엔드 스피커 ‘바워스&윌킨스’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동그란 핸들도 기본에 충실하다. 스웨덴 오레포스의 크리스털 기어노브 역시 매력적이다. 일단 고급스럽다. 잡으면 손에 밀착되는 그립감이 좋다. 운전자 손바닥의 각도까지 고려한 디자인이다.

아이브(IVE)의 음악에 맞춰 출발했다. 가속 페달을 밟아보니 스포츠카처럼 순발력 있게 치고 나간다. 서울 도심에서의 승차감은 콜로라도의 프리웨이와는 조금 다르다.

그러나 차량 앞쪽에 무게감이 실리며 차량 전체가 바닥에 밀착하려는 느낌은 여전했다. 차량 하체의 밸런스가 단단하게 잡혀있다.

서울을 빠져나와 자유로에 진입했다. 100km까진 가볍게 가속된다. 핸들에 올려둔 손을 타고, 흔들리지 않겠다는 차량의 묵직한 의지가 느껴진다. 가속페달을 밟은 발바닥에선 스피드 스케이팅의 날렵함도 올라온다. 이질적 감각이 동시에 공존하는 매력이다.

운행을 마무리하며 차선을 바꾸는데, 깜빡이를 깜박했다. 그러자 누군가 핸들을 반대쪽으로 쓱 잡아 돌린다. 옆 차선을 침범하기 전에 차를 제자리로 돌리는 안전 시스템이다.

볼보엔 파일럿 어시스트, 도로 이탈 완화,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등 첨단기술을 지원한다.

주차할 때도 안전을 경험했다. 뒤에 있는 구조물을 확인하지 못하고 후진했는데, 자동차가 스스로 멈췄다. 리어 액티브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한 것.

연비력도 만족스럽다. 휘발유를 4칸 그득 채우고 출발할 때 주행가능거리 670km가 계기판에 찍혔다. 그런데 운행하며 3칸 반이 되었는데, 자유로를 달려서일까. 운행 가능 거리가 800km로 되레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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