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참...\'[포토]
대한민국 이강철 감독. 2023.03.09. 도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2008년 올림픽 금메달 이후 15년이 흘렀다. 그동안 축구는 발전했지만 야구는 한때의 과실에 만족하며 내리막길이다. 그럼에도 야구는 축구보다 인기 있다는 안이한 생각에 빠져 있었다.

아마 지금도 그럴 것이다. 이번 2023 WBC에서 우리 실력이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KBO리그에 안주할게 불보듯 뻔하다. 국내에서 적당히 잘 하면 많은 연봉과 자리는 보전받는다. 그러나 이런 기류가 계속되면 한국 야구는 절망적이다.

글로벌 스포츠의 대표주자는 축구다. 그러나 야구도 점점 세계화 추세다. 2023 WBC가 이를 증명한다. 유럽을 포함해 각국의 야구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됐다. 야구를 즐기는 나라도 조금씩 늘고 있다. 한국야구의 레전드 이만수 감독도 동남아에 야구를 보급하고 체계화 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뛰는 중이다.

그런데 KBO 리그의 10개 구단은 마냥 손 놓고 있다. 그 밥에 그 나물이다. 좁은 우물 안에서만 움직이고 있으니 제자리가 아닌 퇴보다. 경기장에 찾아오는 팬에게만 기댄다.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면 야구 인기도 보장할 수 없다.

야구 선수는 줄어들 것이고 야구시장 자체가 축소될게 ‘명약관화’다. 올림픽 금메달 이후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새 야구장도 여럿 생겼다. 번듯하다. 그럼 뭐하나. 우물안 KBO리그의 야구 젖줄이 메말라가고 있다. 야구 미래에 적신호 세기가 강해졌다.

지금껏 야구계에 만연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나를 포함한 야구인도 문제고 KBO의 리더십도 실종이다. 10개 구단은 여전히 각자의 이기주의가 우선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목소리가 없다. 리틀야구단체도 난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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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가 15일 곧바로 팀에 합류했다. 팀훈련을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나 담담하게 WBC와 국가대표에 대한 생각을 내놨다. 사진 | 고척=김동영기자 raining99@sportsseoul.com

사실 한국 야구 전반에 문제가 있다는 건, 관계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바뀌어야 하는 것도 알고 있다. 진짜 문제는 실행하지 않은 게 문제다.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2023 WBC 충격이 다시 사그라지기 전에 이번엔 시스템을 정립하자. 막 시작한 시범경기에 숨지 말자. 세월이 흘러도 지키는 법처럼, 야구 발전 원칙을 정립해 지켜보자.

우선 큰 단체가 서로 모여 머리를 맞대고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 서로 알력 싸움을 할 상황이 아니다. 정치권에서 여당, 야당이 매일 싸우지만 결국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 이는 야구도 마찬가지다.

1차 책임은 구단에 있다. 각 구단은 KBO 이사회에서 자기가 손해보는 결정을 하지 않는다. 선수 빼앗기지 않으려고 지명 제도나 FA만 손보려 했다. 이젠 욕심을 조금씩 내려놓고 공동의 발전에 힘써야 한다. 무엇보다 야구젖줄인 유소년 야구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2023 WBC에서 들통났지만 실력은 금세 올라가지 않는다. 유소년부터 기량을 차근차근 키워야 한다. 프로구단이 지금이라도 아마추어 야구 육성을 위해 전면에 나서야 한다. 팬들이 찾아오는 원동력은 결국 선수에 있다. KBO는 프로구단을 관장하지만, 유소년·아마추어 야구활성화에 동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각 구단은 연고지 야구 새싹이 굵은 뿌리를 내리게 돕자. 연고지에 팀명을 붙인 아마추어 팀을 여럿 만들어도 좋겠다. FIFA처럼 선수이적에 따른 육성자금을 만들어 유스팀에 지원하는 것도 고민하자. 선수들도 FA로 큰 돈을 벌면, 출신학교만 돕지 말고 지역야구 발전에도 힘을 쓰자.

그리고 팬들에게 다시 평가받자.

이용철 야구공감

스포츠서울해설위원·체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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