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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호준 타격코치가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자이언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타격 훈련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스포츠서울 | 애리조나=윤세호기자] 지난해 3월이었다. 처음 LG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이호준 타격코치는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하며 기대되는 선수를 꼽았다. 이미 주전으로 올라선 선수들 외에 문보경, 송찬의, 이재원, 이영빈 20대 선수 넷이 향후 LG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 가장 높게 평가한 선수는 문보경이었다. 당시 이 코치는 “이번 캠프에서 가장 많이 올라온 선수는 문보경이다. 작년에 1군에서 100경기 이상 뛰면서 경험이 축적된 게 보인다. 기본적으로 타석에서 밀어치고 당겨치는 것을 두루 잘한다”며 문보경을 향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기대는 현실이 됐다. 문보경은 2022시즌 126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5 9홈런 7도루 56타점 52득점 OPS 0.833을 기록했다.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 4.02로 3루수 중 SSG 최정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늘 고민이었던 LG 3루가 문보경의 도약으로 시원하게 해결됐다. LG 염경엽 감독은 올시즌 문보경의 자리에 대해 “3루에 고정시킨다. 1루로 가는 일 없이 계속 3루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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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문보경. 잠실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올해 이 코치가 꼽은 다음 주자는 송찬의다. 지난해 시범경기 기간 홈런 6개를 쏘아 올리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시즌 후에는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 참가해 타율 0.324 OPS 0.979로 활약했다. 이 코치는 7일(한국시간) “올해는 찬의가 기대된다. 요즘 찬의가 치는 모습을 보면 굉장하다. 80% 정도의 힘으로 치는데 담장을 넘긴다. 굳이 세게 치지 않아도 멀리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스스로 느낀 점을 잘 활용하는 모습”이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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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내야수 송찬의가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자이언츠 컴플렉스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송찬의는 이재원, 문성주, 김기연, 전준호와 같은 타격조를 이뤄 꾸준히 강한 타구를 쏘아 올렸다. 배팅볼 투수로 나선 박경완 배터리 코치도 송찬의의 타격에 감탄을 숨기지 않았다. 이 코치는 “작년까지만 해도 찬의가 주위 눈치를 많이 보는 모습이었다. 지금은 아니다.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며 송찬의의 달라진 자세를 설명했다.

오버페이스는 없다. 내야수 6명, 외야수 7명, 포수 4명으로 야수진 엔트리를 적게 둔 이유 또한 오버페이스 방지다. 이 코치는 “작년에는 선수들이 엔트리에 들기 위해 경쟁하고 오버하는 모습이 많았다. 찬의도 그랬다. 캠프 초반부터 오버페이스했고 시범경기에서 잘하다가 막상 시즌에 들어가서 떨어졌다”며 “감독님께서 야수진은 사실상 1군 엔트리를 캠프 명단에 넣으셨다. 포수 2명만 빼면 1군이다. 덕분에 그런 모습은 이제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감독님 아이디어가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젊은피가 올라서야 완전체 타선이 되는 LG다. 이 코치는 “작년에 커리어하이를 찍은 선수들이 몇 명있는데 올해도 이들이 똑같이 한다고 계산할 수는 없다. 그래서 주전 선수들은 예상 수치를 조금 낮췄다. 여기에 채은성이 책임졌던 100타점 가량을 메워야 한다”며 “결국 송찬의, 이재원 등 젊은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이들이 해주기를 바란다. 타석에 들어갈 때마다 기도할 것”이라고 웃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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