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팬 안아주고 사인도 해주고, 박찬호[포토]
박찬호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을 찾아 어린이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기자] “8회쯤 되면 이야기 해줘.”

고척스카이돔에 ‘코리안 특급’ 박찬호(49)가 떴다. 절친인 키움 홍원기(49) 감독이 ‘승리요정’ 역할을 해달라며 불렀다. 있던 스케줄도 취소하고 고척에 왔다. 그리고 ‘투머치토커’다운 입담도 선보였다. 셀프 디스 유쾌하게 했다.

박찬호는 5일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린 고척을 찾았다. 감독실부터 찾았다. 홍 감독을 보기 위해서다. 이미 홍 감독이 예고했다. 경기 전 브리핑에서 “오늘 모든 스케줄 취소하고 오라고 했다. 유니폼도 입힐 생각인데 입을지 모르겠다. 승리요정이 됐으면 한다”며 웃었다.

잠시 홍 감독 및 선수들을 만나본 후 1루쪽 관중석으로 올라왔다. 키움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경기 시작 전 잠시 취재진을 만났다. “홍 감독이 일정 다 취소하고 오라고 해서 급하게 왔다”며 웃은 후 “원래 1차전에 허구연 총재님 초대를 받았다. 리틀야구 대회가 있어서 시간을 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 만사 제쳐두고 왔다”고 했다.

박찬호와 홍 감독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다. 공주중동초-공주중-공주고 동기. 박찬호는 홍 감독을 두고 “좋은 인품을 가진 사람이다.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다. 92학번 동기인 조성민의 기일마다 가족을 찾아 위로를 전한다. 팀도 잘 이끌고 있다. 듬직하다”며 친구 자랑을 했다. 홍 감독이 부르자 곧바로 온 이유다.

박찬호는 “이태원 참사로 인해 힘든 시기다.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그래도 선수들이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키움에 젊은 선수들이 많다. 클럽하우스에서 활발하게 음악도 듣고 그런다는데 이번에는 절제하더라. 집중하고 있다. 팬들 덕분에 리그가 있는 것 아닌가. 잘하고 있다. 선배로서 기쁜 마음이다”고 설명했다.

안우진 이야기도 나눴다. “신인 시절 내게 직접 와서 물어봤던 선수다. 사연이 있는 선수라고 들었다.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 구단에서도 미래가 유망한 선수라고 하더라. 던지는 것을 봤는데 위력이 있었다. 멘탈도 강한 선수더라. 부상을 입어서 아쉽다. 오늘 등판 예정이었다고 하는데, 보지 못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한창 인터뷰가 진행되는 사이 옆에 있던 박찬호의 지인이 “인터뷰가 너무 길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그러자 박찬호도 유쾌하게 받았다. “이따 경기 8회 정도 되면 이야기 해달라”며 웃었다. 경기 전에 시작된 인터뷰였고, 이미 이 시점에 1회초가 진행중이었다. 그리고 8회를 말했다. 박찬호도, 지인도, 취재진도 웃었다. ‘투머치토커’가 여기 있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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