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자축하는 키움선수들[포토]
키움 선수들이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9회초 수비를 마무리 한 후 자축하고 있다. 2022.10.27.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키움 안우진과 LG 김윤식. 무게감은 안우진이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PO) 3차전 선발 마운드에서 김윤식이 구종 선택과 제구에서 앞섰다. 김윤식은 5.2이닝 3안타 3삼진 무볼넷 1실점, 안우진은 6이닝 6안타 2실점 1볼넷 5삼진.

LG 타선을 상대한 안우진의 구위는 평소에 못미쳤다. 속구의 무게감과 전체적인 공의 위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LG 타자들은 빠른 승부를 가져가며 마운드를 공략했고 채은성의 한방이 나왔다.

[포토]채은성에게 홈런 허용한 안우진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이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3회초 2사 LG 채은성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뒤 공을 매만지고 있다. 2022. 10. 27.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채은성은 첫 승부에서 슬라이더와 속구, 그리고 6구째 커브를 건드려 유격수 앞으로 땅볼을 보냈다. 그 장면을 각인한 그는 1-0으로 앞선 3회 타석에선 커브를 받쳐놓고 때려 담장을 넘겼다. 앞서 경험한 3가지 구종에서 커브 노림수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것.

이날 LG 타선은 전체적으로 안우진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냈다. 안우진도 초반 실점했지만, 6회까지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포토]푸이그와 역전 홈런의 기쁨을 나누는 임지열
키움 임지열(오른쪽)이 7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LG 투수 이정용을 상대로 역전 2점 홈런을 친 뒤 푸이그와 포옹을 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2. 10. 27.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야구에서 플레이는 선수가 하지만 선택은 감독이 한다. 키움 홍원기 감독의 결정과 LG 류지현 감독의 선택이 엇갈렸다.

7회 임지열 대타 카드가 대표적이다. 그는 역전 투런을 때려냈는데 마치 준PO의 데자뷔처럼 느껴졌다. 이번엔 중앙 담장을 넘겼는데 확실히 힘이 좋아 보였다.

[포토]키움 이정후, 솔로 홈런에 포효
키움 이정후가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7회말 2사 LG 투수 이정용을 상대로 임지열에 이어 연속 타자 홈런을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2. 10. 27.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여기에 이정후의 추가 홈런까지 나오며 전세가 키움쪽으로 기울었다. 그런데 승부가 갈린 건 선수 교체도 있지만, 경기 후반 나온 두 번의 번트 상황이 묘하다.

홍 감독은 7회 마운드에 이승호를 올렸다. 그는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는데 무사 1루에서 번트 모션을 취한 허도환과 상대했다. 투수는 그럴때 그냥 대주면 된다. 그런데 어렵게 승부하며 볼넷 출루를 허용했다. 나는 선수시절 타자가 번트를 대면 ‘땡큐’하고 던졌다. 아웃 하나 추가하기 때문이다.

8회초 다이빙캐치로 원샷투킬 김재웅[포토]
키움 마무리 김재웅이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8회초 무사 1,2루에서 조기등판했다. 첫 상대인 문보경의 희생번트를 몸을 날려 처리한 후 귀루늦은 2루주자 채은성까지 잡아내며 불을 껐다. 2022.10.27.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홍 감독은 8회엔 마무리 투수 김재웅을 올렸다. 이때 김재웅의 6타자 상대는 버겁다고 예단했다.

그런데 노아웃 1,2루에서 번트 수비를 그렇게 할줄 누가 알았겠나. 김재웅은 내야의 5번째 야수로서 일생일대의 슈퍼캐치를 선보였다. 더불아웃으로 김재웅은 위기상황을 공 4개로 매조졌다. 번트 수비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명장면이다.

\'인사도 어색한 순간\'[포토]
LG 선수들이 27일 플레이오프 3차전을 마친 후 팬들에 인사를 하며 퇴장하고 있다. 2022.10.27.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사실 번트 작전은 투수보다 타자가 더 부담스럽다. 타자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고, 투수와 내야수는 타자를 압박하며 아웃 카운트를 늘리면 된다. 7회와 8회 번트 상황은 대조됐는데, LG 입장에서도 희비가 교차한 승부처다.

이날 3차전 내용은 홍원기, 류지현 두 감독이 선택한 결과물이다. 홍 감독의 작전은 맞아떨어졌고 류 감독은 투수 타이밍을 빨리 가져간게 실패로 작용했다. 선수 기용으로 승패가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용철 야구공감

스포츠서울해설위원·체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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