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죽을 때까지 속사포 랩을 하고 싶다. 더 견고하게 건재하는 게 목표다.”

래퍼 아웃사이더(본명 신옥철)가 본업으로 돌아왔다. 2004년 데뷔해 ‘외톨이’, ‘주변인’, ‘심장병’, ‘슬피 우는 새’ 등 다수의 히트곡을 보유한 그는 시적인 가사말과 속사포 랩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다잠시 음악활동을 쉬며 청소년 대상 강연을 10년, 딸을 위해 키즈카페를 운영한 지도 5년이 지났다.

그런 아웃사이더가 9년만에 단독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났다.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린 콘서트에는 MC스나이퍼 뿐 아니라 KCM, 정상수, 장문복, 간종욱 등이 게스트로 출연해 아웃사이더에게 힘을 보탰다. “스스로에 대한 증명을 다시 하려고 한다”는 그의 말처럼 공연 타이틀도 ‘리밋 브레이크’다.

그는 “단독 콘서트를 안한지 오래돼서 더 이상 안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해 결심했다. 첫 콘서트를 했던 곳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중한 동료들과 좋은 콘서트를 만들고 좋은 시간을 팬들과 나누고 싶었다. 콘서트 이후에도 꾸준히 클럽 전국 투어를 계획 중이다. 힙합하는 사람이니 적더라도 뜨겁게 올 스탠딩으로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고 활발한 음악 활동을 예고했다.

아웃사이더

콘서트를 앞두고 만난 아웃사이더는 음악에 대한 열망과 갈증이 강해 보였다. 그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관심이 많아서 육아까지 10년을 후배양성과 키즈카페 등 일을 하며 음악활동을 쉬게 됐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키즈카페도, 강연도 일이 뚝 끊겨 힘든 1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위기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 “그 시간이 되려 나에게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나는 랩하는 사람이지 않나. 다시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래퍼라는 본업으로 돌아가니 경제적 복구는 아직 부족하지만 ‘역시 난 이럴 때 행복하구나’ 자존감이 회복되더라.”

10~11월 앨범 발매도 예고했다. 앨범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아웃사이더는 “만들어놓은 음악도 많이 있다. 싱글로는 꾸준히 냈는데 피지컬 음반은 안 낸지 꽤 됐더라. 이번 앨범은 정규 앨범 형태에 10곡 이상이 수록될 거 같다”고 말했다. 다양한 가수와 컬래버레이션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는 “예전엔 철저히 혼자여서 아웃사이더였다면,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다양한 아티스트와 작업하며 시너지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해 기대를 더했다.

아웃사이더

특히 함께하고 싶은 아티스트로 개성있는 속사포 랩으로 엠넷 ‘쇼미더머니10’ 우승을 꿰찬 조광일을 꼽았다. “광일아 형이랑 작업하자”고 외친 아웃사이더. 그는 “내가 속사포 랩이란 걸 초창기 때 구축해서 해오다 보니 속사포 랩이란 건 싱잉 랩처럼 랩의 하나의 스타일이고 영역인데 어느덧 내 개인기처럼 돼버렸다. 그래서 외로웠고 발전이 없고 한계도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그러던 중 광일이란 친구를 알게 됐는데 너무 잘하더라. 속사포 랩은 스킬적인 게 아니다. 빠르니까 가사와 메시지, 그 사람의 철학이 더 중요하다. 속도와 기술이 결합했을 때 감동이 더 세게 온다. 조광일은 정말 좋은 철학과 가사로 나와는 다른 스타일의 속사포 랩을 하더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속사포 랩이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더욱 다양한 속사퍼 래퍼가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도 드러냈다. 그는 “조광일 같은 래퍼들이 수면 위로 더 드러나 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속사퍼 래퍼들의 서바이벌을 준비 중이다. 전국에 숨은 래퍼들을 찾아다니는 거다. 이 영역이 더 오래 사랑받기 위한 자리를 만들어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후배 발굴뿐 아니라 아웃사이더 역시 꾸준한 연습과 관리를 하고 있다고. 그는 “내가 50살, 60살, 70살이 되어도 속사퍼 랩을 할 수 있단 걸 보여드리고 싶다”며 “문화예술의 가장 큰 가치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힘을 줄 수 있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그런 에너지와 영향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이나키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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