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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은별기자]마블 시리즈는 이제 모 아니면 도다.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닥터스트레인지:대 혼돈의 멀티버스’가 디즈니+의 ‘완다비전’까지 소환하며 세계관을 공고히 했다면 6일 개봉하는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아예 진입장벽을 없앴다.
마블 슈퍼 히어로 군단(MCU)을 몰라도, 토르의 고뇌와, 사연을 알지 못해도 마음 편히 볼 수 있다는 점이 ‘토르: 러브 앤 썬더’의 최대 장점이다. 대중을 아우르는 블록버스터물의 기본으로 돌아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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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는 마블 슈퍼 히어로 군단(MCU) 중에서도 가장 많이 조명 받은 캐릭터다. 2011년 ‘토르:천둥의 신’을 시작으로 ‘토르:다크월드’(2013), ‘토르:라그나로크’(2017)까지 연거푸 세편이 제작됐다.
세 번째 시리즈인 ‘라그나로크’에서는 토르의 누나 헬라, 동생 로키가 총출동해 총력전을 퍼부었다. ‘토르’역을 통해 국내 팬들 사이에서 ‘햄식이 형’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주연배우 크리스 헴스워스는 지난 달 27일 국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서 “‘라그나로크’ 때 저의 모든 아이디어를 쏟아 넣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렇게 젊음을 불태웠던 ‘천둥의 신’은 배불뚝이 중년이 돼 ‘러브 앤 썬더’의 포문을 연다. 연출을 맡은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은 “자아, 목적, 방향을 잃고 중년의 위기를 맞은 토르에서 영화가 출발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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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사명감도 잃은 토르는 가디언즈 오브 갤러시와 함께 우주의 악당을 물리치며 해결사로 근근이 살아간다. 그러던 중 모든 신을 죽이겠다는 ‘신 도살자’ 고르의 존재를 알고 다시금 인류 구원의 길에 나선다.
새로운 빌런인 고르 역의 크리스천 베일은 영화 안팎으로 ‘토르’에게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다. 영화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배트맨으로 잘 알려진 베일은 체중감량과 삭발을 통해 섬뜩한 도살자의 모습으로 거듭나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마실 물과 음식이 없어 사랑하는 어린 딸이 숨을 거둔 뒤 만난 신은 고르의 절망섞인 호소를 외면한다. 고르가 흑화돼 모든 신을 도살하게 된 배경에 고개가 끄덕여지게 된다. 다만 그의 존재감이 강렬하다 보니 주인공 토르가 주도권을 잃게 된 건 다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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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반가운 얼굴도 등장한다. 토르의 전 연인 제인(나탈리 포트먼)이 토르의 무기였던 망치 묠니르의 새로운 주인 마이티 토르로 돌아온다. 여전사 발키리(테사 톰슨)는 뉴 아스가르드의 왕으로, 전사 코르그(타이카 와이티티)는 극의 주요 내레이션을 담당한다. 신들의 신 제우스를 연기하는 러셀 크로, 뉴아스가르드의 연극배우 맷데이먼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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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시리즈 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좋아했던 팬들이라면 이번 시리즈에 스며든 80년대 록감성을 마음껏 즐겨도 좋을 것이다. 미국 록밴드 건스 앤 로지스의 ‘스위트 차일드 오마인’과 ‘노벰버 레인’, ‘웰컴 투 더 정글’ 등이 흥겨움을 더한다. 토르가 중년이라는데 쐐기를 박은 OST선정이다.
다만 ‘닥터 스트레인지’에 열광했던 기존 마블 팬이라면 한없이 가볍고 유치하기까지 한 B급 유머와 전개에 고개를 저을 수 있다. 영화는 6일 오전 사전예매 관객 46만 명을 돌파하며 관객의 심판을 받는다.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19분, 쿠키영상은 2개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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