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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구자철이 서귀포 클럽하우스에서 본지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 | 박준범기자

[스포츠서울 | 서귀포=박준범기자] “너무나 우승하고 싶다.”

구자철(33·제주 유나이티드)은 지난 3월 K리그로, 제주로 돌아왔다. 2011년 독일 무대로 떠난 뒤 무려 11년 만이다. 그렇게 그는 지난 4월 대구FC전에서 교체로 복귀전을 치렀고, 울산 현대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구자철은 “제주에 오기 전, 6개월 넘게 제대로 된 훈련을 못했다. 몸을 잘 만들어 복귀했는데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한다는 과정이 가장 아쉽다”라며 “햄스트링 부상이라 더 조심스럽다. 대표팀 생활을 하다 종아리가 파열된 적이 있다. 그 이후로 계속 파열이 됐다.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경기장에서 퍼포먼스도 보여주고 선수들과 같이 호흡도 해야 동기부여가 될 텐데 어려움이 있다”고 현재 상태를 알렸다.

1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어느덧 구자철은 팀 내 최고참이 됐다. 남기일 제주 감독은 “나무랄 데가 없다. 정말 솔선수범한다. 후배들이 배울 부분이 굉장히 많다”고 높게 평가했다. 구자철은 “일단은 내가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웃은 뒤 “외국 생활에 굉장히 익숙해져 있다. 내가 다른 선수들에 비교해 더 감정적이고 예민한 성격이었다. (외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들의 문화에 더 빠져들었다. 그 틀을 다시 되돌리려 하니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행동은 아직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는다. 한국말 쓰는 것도 어색함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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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대구전에서 교체 투입되는 구자철(가운데).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구자철이 독일로 떠나기전 마지막 시즌인 2010년, 제주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구자철은 부상으로 챔피언결승전 2차전에 뛰지 못했다. 12년 전 일이지만, 구자철이 제주로 돌아오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진짜로 너무나 우승하고 싶다”고 눈을 반짝인 구자철은 “2010년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당연히 했다”면서도 “그러나 우승은 운도 따라야 하고, 11명이 아닌 구단 전체 그리고 그 지역사회가 하나가 돼야 이뤄낼 수 있다. 응원과 전폭적인 지지도 필요하다. 우승한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고 간절히 제주의 우승을 바랐다.

구자철은 대표팀을 거치며 주장을 도맡아 왔다. 2012 런던 올림픽, 그리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주장이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구자철은 대표팀의 주축이었다. 그는 2019년 1월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을 은퇴했다. 이제는 외부에서 대표팀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가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충분한 시간을 부여했고, 지지를 보냈다. 그로 인해 좋은 성적으로 최종예선을 통과했다”라며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선수들과 팀이 구성됐다. (월드컵을) 굉장히 밝게 전망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캡틴’이 된 후배 손흥민(토트넘)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구자철은 “흥민이가 주장을 맡은 뒤 어떻게 팀을 꾸려왔는지를 계속 들었다. ‘원팀’으로 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팀이 더 강해지고 서로를 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끼리 동료애가 깊어진 것 같다. 흥민이가 잘해줘 선배로서 고맙다. 월드컵에서도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원팀’이 됐으면 한다”고 벤투호와 손흥민을 지지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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