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량[포토]
트롯가수 하이량. 사진|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24년간 전국 지방 행사 무대에 오르며 가수의 꿈을 키워온 하이량(35)이 자신의 노래로 많은 이들을 위로하고 있다.

하이량이 지난달 24일 신곡 ‘신청곡’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3월 발매한 데뷔 앨범 ‘My Destiny’(마이 데스티니) 이후 약 1년 2개월만이다. 이전 앨범의 타이틀곡 ‘내팔자 상팔자’로 국악기와 양악기의 조화로움을 보여줬다면, ‘신청곡’은 뭄바 리듬을 트로트에 도입한 곡이다.

‘신청곡’에 대해 하이량은 “누구에게나 아련한 추억으로 남은 아픈 이별은 있지 않나. 가슴 한켠에 남아 언제든지 듣고 싶을 때 꺼낼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서 신청곡이라고 지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신청곡’으로는 이은하의 ‘돌이키지마’,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을 꼽으며 “내 노래도 누군가의 인생곡이자 추억의 곡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신청곡’은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빠르고 신나는 댄스 비트에 담아 역설적으로 슬픔이 느껴지는 묘한 느낌의 곡이다. 박현빈 ‘샤방샤방’, 영탁 ‘찐이야’ 등을 작곡한 알고보니혼수상태의 곡이다. 하이량은 “처음 곡을 들었을 땐 지금보다 훨씬 노래가 가녀린 느낌이었다. 그동안의 고생한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곡이었다”며 “그런데 항상 파워풀하고 리드미컬한 노래만 불러서 여리여리한 감성을 잡기 어려웠다. 그래서 내 목소리에 맞게 경쾌하고 조금은 파워풀하게 편곡해주셨다”고 이야기했다.

‘이노래 속에는 눈물이 있단다/이노래 속에는 추억이 있단다/힘들고 지칠 때 부르는 이노래 당신을 불러봅니다’ 등 아련하고 애틋한 가사도 인상적이다. 하이량은 병원에서 힘겹게 지내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녹음했다고. “‘웃픈’ 노래다. 마냥 밝지도 마냥 슬프지도 않아서 감정을 잡기가 어려웠다. 첫 녹음이 무산되기도 했다.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려 했는데 ‘신청곡’의 가사처럼 애틋한 느낌이 안들더라.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 우리 아버지를 떠올리니 애틋하고 뭉클한 감정이 확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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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량은 허스키 보이스와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TV조선 ‘미스트롯2’, MBN ‘헬로트로트’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최근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해 지난해 본격 데뷔를 했지만, 10살부터 행사 무대에 올라 본격적으로 마이크를 잡은지 25년차가 됐다. 하이량은 이벤트 사업가 아버지 덕에 어린 시절부터 각종 행사와 무대를 놀이터 삼고 마이크를 장난감 삼으며 끼를 펼쳤다.

“어릴 때부터 무대와 대기실은 내 집이자 놀이터였다.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트로트를 태교 노래 삼아 들었고 어린이집보다 조명 아래, 무대 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수의 꿈을 키운 거 같다. 물론 정식 데뷔의 기회가 번번이 무산되면서 앨범 하나 없는 정식 가수는 아니었지만, 드디어 내 이름의 앨범과 노래를 갖게 돼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감사하다.”

대구 출신인 하이량은 “서울로 올라간다고 할 때 모두들 힘들 거라고 했지만, 35년을 살면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된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며 웃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지난해 12월에 출연한 KBS1 ‘가요무대’를 꼽았다. 꿈의 무대였다는 하이량은 “방송을 마치고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서로 울었다. 어머니께서 넌지시 ‘너희 아빠가 너무 급하게 갔다. 조금만 더 버티셨으면 (이 모습을) 봤을텐데, 조금만 더 살지...’라고 하셨다”며 “어릴 때부터 ‘아빠바라기’였다. 막내인 나를 유독 예뻐하셨다”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하이량은 올해도 바쁘게 활약할 예정이다. 그는 “여름에 새로운 앨범으로 찾아올 거 같고, 연말에 팬미팅을 하고 싶다. 또 내년에 미니앨범에 이어 정규앨범까지 열심히 준비해서 ‘곡부자’ 가수가 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으로 MBC ‘복면가왕’, KBS1 ‘열린음악회’, KBS2 ‘불후의 명곡’을 꼽으며 “‘복면가왕’은 허스키한 목소리의 사람이 나오면 ‘하이량 아냐?’란 댓글이 많이 달리더라. 실제로 내가 나가도 맞춰주실지 궁금해서 꼭 나가보고 싶다. 또 운동을 좋아해서 ‘강철부대’나 ‘런닝맨’처럼 몸을 쓰는 예능도 나가고 싶다. 특히 박나래, 장도연의 팬이다. 꼭 한 번 만나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가수로서 목표에 대해선 “계은숙, 이은하 선배님의 뒤를 이어 허스키 보이스의 계보를 잇는 신예가 되고 싶다. 요즘은 찾아볼 수 없는 색깔을 가진 가수가 되고 싶고, 나만의 색을 지켜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끝으로 “머리가 아닌 가슴에 남는 진짜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망설임없이 말한 하이량은 ‘언제까지 가수를 하고 싶냐’는 질문에 “너무 길지않게 80세까지만 할게요”라며 웃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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