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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현정기자] 고품격 음악문화공간 스트라디움이 폐관 고별 공연으로 오는 25일부터 6월9일까지 오리지널 집시 플라멩코 무용수 마리아 호세 프랑코 초청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세계적인 사운드 아키텍트 샘 토요시마가 설계, 2015년 10월 개관한 스타라디움은 최고 수준의 음향 엔지니어 및 아티스트들의 노력으로 라이브 연주, 강연 등 깊은 울림이 있는 프로그램을 관객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해 왔다. 또한, 수준 높은 음악문화 공간으로 아티스트와 전문가 관객 모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50석 미만으로 좌석수를 제한해 소수의 관객들이 연주자의 표정과 숨소리까지 눈 앞 무대에서 생생하게 교감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잦은 공연 취소 등 불황의 장기화로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인 6월30일 폐관을 결정하게 됐다. 폐관일까지 마지막 한 명의 관객이라도 멋진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라스트 스트라디움’ 시리즈 공연을 기획한 이병수 대표가 그간 해외 초청 공연의 걸림돌이었던 자가격리가 면제되자 마지막 무대를 장식할 장르로 플라멩코를 선택, 마리아 호세 프랑코를 초청했다.

이번에 초청공연을 펼치는 마리아 호세 프랑코는 인간의 근원적인 희로애락을 격정적인 몸짓과 깊은 소리로 전달하는 걸로 유명하다. 세계 최대 플라멩코 축제인 스페인 헤레즈 페스티벌(JEREZ FESTIVAL)에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공연을 하고 있는 최고의 무용수로,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등 전 세계의 초청 러브콜을 받고 있다. 5살에 플라멩코를 시작해 케스터네츠, 지팡이, 치마 등 도구를 활용한 플라멩고에 강하고, 동시에 여성적이면서도 강렬한 집시 플라멩코를 보여 준다. 기타리스트 후안(JUAN)과 가수 마누엘(MANUEL)은 유명한 플라멩코 집시 집안 출신으로 조상 대대로 물려 받은 모네오 가문의 울부짖는 듯한 깊은 감동의 노래를 선사한다.

이 대표는 “이번 플라멩코 공연은 사라지는 스트라디움을 위한 진혼의 무대가 될 것이다. 관객들은 품위 있는 무대에서 완벽한 고음질의 소리와 함께 역사에 남을 생애 최고의 플라멩코를 경험하시게 될 것”이라며 “스트라디움과 플라멩코는 닮은 점이 많다. 온갖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노래와 연주와 춤으로 삶을 긍정하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집시의 열정이 그렇다. 다양성과 진정성의 가치를 지향하는 자존감도 그렇고. 피맺힌 한을 예술로 승화시켜 세계문화유산이 된 플라멩코가 코로나를 이겨낸 국민들에게 묵직한 공감과 위로를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세계적 수준의 음향 시설과 소수의 객석으로 이뤄진 고품격 무대로 아티스트의 표정과 숨소리까지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스트라디움의 고별 공연에서는 스페인 현지의 그 어느 유명한 따블라오(Tablao) 공연장보다 더 격정적인 플라멩코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여행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스페인 여행을 간 듯한 휴가 같은 시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 스트라디움에서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숨막히는 플라멩코의 황홀경, 두엔데를 경험할 수 있다.

hjcho@sportsseoul.com

사진| 스트라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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