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전국 집배원 60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중 ‘점심시간 사용여부’(왼쪽)와 ‘실제사용 점심시간’(오른쪽) 결과.  출처 |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우정사업본부 소속 집배원 10명 중 8명은 점심시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무소속)이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로부터 입수한 ‘집배원 점심시간 활용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집배원의 78%가 점심시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우체국노조 경인지역본부가 인천대학교 노동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전국 집배원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전체 601명의 집배원이 설문에 응답해 이같이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점심시간을 제대로 사용한다’고 응답한 이는 전체 2.83%(17명)에 불과했고 ‘조금 그렇다’가 6.99%(42명), ‘보통이다’가 11.98%(7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점심시간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의 절반 수준인 48.75%(293명)로 가장 많았다.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29.45%(177명)를 포함하면 전체 78%가 점심시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셈이다. 시간대별로 보면 실제 점심시간 사용 평균 시간은 30분 이내가 37.44%로 가장 많았고 20분 이내도 33.11%를 차지했다. 거의 거른다는 응답도 18.14%(109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주일 평균 조사에선 평균 2일 거른다는 응답이 33.56%(149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평균 3일 19.59%(87명), 1일 24.77%(149명) 순으로 나타났으며 5일 내내 거른다는 응답도 13.51%(81명)로 10명 중 1명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양 의원은 “집배원이 우편물 및 택배 분량으로 인해 점심시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점심식사 도중에도 계속 고객 응대를 해야 한다.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편의를 제공하는 건 맞지만 집배원의 점심식사 시간까지 빼앗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점심식사 중 고객 전화응대를 경험한 적 있다’고 응답한 이는 98%(589명)로 거의 모든 집배원이 점심식사 중 고객 응대 전화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식사 중 고객이 우편물 수취를 위해 식사 장소로 방문한 경우가 자주 또는 조금 있다’는 응답도 51%(300명)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양 의원은 “우정사업본부 소속 집배원은 점심시간을 포함해 근무 중 절반 이상이 외근을 하고 있는 서비스 직종으로 그동안 집배원 과로사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점심시간 부족 등 보편적인 근무형태는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주52시간제 정착과 질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집배원에 대한 휴식권 및 노동권을 확보하는데 본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