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오승환-강민호 \'승리의 세리머니\'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오승환이 경기 후 강민호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39세의 나이에 이 정도 공을 던지는 것 자체로도 귀감이 된다.”

삼성의 베테랑 마무리 오승환(38)이 시즌 7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지난달 18일 대구 롯데전 이후 네 경기만이다. 4일 잠실 두산전에서 팀이 6-3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한 오승환은 첫 타자 박세혁을 1루 땅볼로 처리했다. 김재호에게 2루타를 맞긴 했으나, 김인태를 땅볼, 박건우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팀 승리를 지켰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2일 대구 키움전 2-2 동점 상황에서 연장 10회초 2실점 하며 패전의 아픔을 안았지만, 이날 세이브로 다시 반등 발판을 마련했다.

승리 직후 오승환과 가장 처음으로 기쁨을 누린 이는 포수 강민호(35)다. 부상 후 복귀전이었던 이날 경기에서 시즌 11호 홈런을 쳤을 뿐 아니라 투수진 리드까지 확실히 해내며 ‘안방마님’다운 활약을 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강민호의 리더십은 빛을 발했다. 삼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3연패에 빠져있었다. 화살은 고스란히 오승환에게로 돌아갔고, 마무리 투수다운 기량을 내지 못했던 탓에 수많은 질책을 감당해야 했다.

강민호는 주변에서 들려오는 오승환을 향한 수많은 쓴소리에도 그가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준 동료이자 동생이었다. 그는 “사실 요즘 주변에서 (오승환의) 패스트볼이 좋지 않다고 한다. 그래도 39세의 나이에 저렇게 던지는 것 자체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것”이라며 힘을 보탰다.

이날 오승환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8㎞. 전성기 시절 보여줬던 묵직한 강속구는 없었지만, 슬라이더와 커브를 적절히 섞어가며 나름의 돌파구를 만들었다. 오승환이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왔던 강민호의 조언은 ‘하던 대로 하면 된다’였다. 그는 “‘형 생각대로 힘 있게 던져라’라고 했다. 번화구로 꼬아서 잡지 말고, 이참에 운동도 열심히 하자고 조언했다. 아침에 웨이트를 열심히 하더라”며 웃었다.

강민호는 여전히 ‘끝판왕’ 오승환의 모습을 기대한다. 변화구로 승부를 보는 것보다는 안타를 맞고 흔들리더라도 오승환만의 강속구로 제 길을 걷길 바라고 있다. 그는 “요즘에는 종속에서 힘이 붙은 게 느껴진다. 사실 박건우에게 던졌던 초구도 실투였는데 공에 힘이 붙으니까 파울이 된 거다.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등을 섞으면서 구종이 많아졌지만, 오승환만의 색깔대로 가야 한다”며 ‘끝판왕’의 재기를 희망했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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