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김경문감독,멕시코잡고도쿄올림픽가자!
야구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이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선수단과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모양이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국가대표가 됐을 때 응집력이 훨씬 강하다. 기술차이를 확인했기 때문에 극복방법을 찾을 가능성도 높다.

KBO리그를 경험한 일본인 코치들은 지난 3일 도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올림픽에서 일본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투더운 선수층, 기본기 차이 등을 들어 일본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낼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인 입장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다.

그런데 쇼다 코우조 코치의 발언 중에는 살짝 불편한 얘기가 담겨있다. 그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에서 일본이 한국에 승리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도쿄 올림픽에서 병역 혜택이 한국 선수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지만 이미 대다수 주요 선수들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혜택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인 정치도 야구도 여론이 움직인다. 결과를 내면 박수를 받지만 반대의 경우 역적이 된다. 한국에서는 언론보다 팬 여론을 걱정하는 선수가 너무 많다”고 꼬집었다.

[SS포토]7회말 2점 홈런으로 콜드승 만들어내는 일본 아키야마
일본 야구대표팀의 아키야마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일본과 멕시코의 3,4위 결정전 7회말 2점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실제로 댓글 등 팬들 목소리에 신경쓰는 선수가 많기는 하다. 그러나 여론이 선수들을 움직인다는 건 비약이다. 팬들이 온라인 등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은 국민 주권 국가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정책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언론 보도 행태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일본과는 문화 자체가 다르다는 의미다. 일본은 도쿄 올림픽 개막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인데도 욱일기나 방사능 문제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국민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

대다수 선수가 병역 혜택을 받았다더라도, 미필자가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이 있다. 선배들의 활약으로 큰 혜택을 받은 선수들이 후배들에게 같은 혜택을 선물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대표팀 경기력을 최상으로 이끄는 주요 동력 중 하나다. 무엇보다 올림픽 금메달은 10년 이상 유지해온 한국 야구의 자존심이다. 일본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한 올림픽 골드메달리스트라는 자부심은 한국 야구의 국제경쟁력 향상에도 큰 동력이 됐다. 무엇보다 한일전은 일본이 한반도에 자행한 민족말살 시도 탓에 이기지 않으면 안되는 경기다. 병역이나 연금 등 혜택보다 국민 정서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일본의 야구 천재 스즈키 이치로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한국이 30년간 일본을 이기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망언을 한 뒤 한국 야구에 호되게 당했다. 단순히 옆에서 지켜본 것만으로 마치 국제대회에 임하는 자세가 오직 병역혜택을 위한 것으로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류현진
올림픽대표팀 야구선수 류현진.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비록 1등이 아니어도 박수를 쳐주는 문화는 필요하다. 외국인 코치에게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역적으로 몰린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성찰해야 할 부분이다. 대표팀 선발 과정의 투명성 제고와 경쟁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더욱 세밀한 프로세스를 정립해야 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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