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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 매장인 ‘올리브영 홍대’ 내부의 남성 전용 ‘그루밍 존’의 모습. 매장 최초로 도입한 사선형 상품 진열장에 프라이빗한 체험 공간이 눈에 띈다. 사진 | 권오철 기자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화장이 여성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다. 외모를 가꾸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들을 일컫는 ‘그루밍(grooming)족’에게 화장은 자리관리의 필수 항목이다. 이들은 단순히 스킨·로션을 바르는 데 그치지 않고 눈썹을 그리거나 색조화장까지 한다. 올리브영, 롭스, 랄라블라 등 국내 헬스&뷰티(H&B) 업체들은 그루밍족을 겨냥해 별도의 남성 전용 존을 마련, ‘머리부터 발끝까지’ 관리가 가능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 남성 화장 제품, 무엇까지 있나

기자는 5일 서울 홍대역 주변 H&B 스토어들을 돌아봤다. 지난 10월 말 오픈한 ‘올리브영 홍대’은 주변 매장들 중 가장 큰 규모의 그루밍 존을 갖추고 있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 홍대는 보통 매장과는 좀 다르게 남성쪽이 특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들이 관리 단계에 따라 상품을 효과적으로 접할 수 있도록 스타일링·스킨케어·트러블 케어·쉐이빙 등 기능별로 제품을 진열했다. 매장 최초로 도입한 사선형 상품 진열장에 프라이빗한 체험 공간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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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계열의 컬러를 적용한 남성 전용 립밤. 사진 | 권오철 기자

기본적인 스킨·로션 제품은 ▲피지 ▲번들거림 ▲안티에이징 ▲미백 등을 집중 케어하는 기능 제품과 이들 기능을 하나로 모은 ‘올인원’ 제품으로 나뉘었다. 일부 올인원 제품은 스킨·로션뿐만 아니라 에센스, 향수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크림 제품은 수분·보습크림, 썬크림, 비비크림 등으로 다양했다. 특히 눈썹을 진회색으로 그리는 아이브로우, 피지나 잡티 등 피부의 결점을 살색으로 덧칠할 수 있는 커버스틱·쿠션까지 남성 전용으로 나오고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입술의 보습을 위해 바르는 립밤은 붉은색 계열 컬러로 출시됐다. 사실상 남성 전용 립스틱이다. 매장에서 만난 올리브영 직원은 “겨울철이다 보니 남성분들이 립밤을 가장 많이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화장을 지우는 클렌징폼 ▲두피보호와 탈모완화 기능의 왁스·젤·스프레이 ▲노폐물·피지·각질을 제거하는 스크럽 ▲와이셔츠 빠짐을 방지하는 셔츠벨트 ▲다리털의 숱을 조절하는 제거기 ▲가슴 중심부를 가리는 패드 ▲겨드랑이에 부착해 땀을 흡수하는 패드 ▲코털 제거기 ▲눈썹칼 ▲면도기와 쉐이빙폼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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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롭스(위)와 GS리테일의 랄라블라(아래) 매장의 그루밍 존의 모습. 사진 | 권오철 기자

◇ H&B 그루밍 부문은 급성장 中

올리브영에 따르면 최근 3개년(2015~2018년) 남성 카테고리 제품의 연평균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40%를 상회한다. 올해 상반기엔 특히 남성 색조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77% 가량 증가하며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남성 립밤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간 대비 약 21배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눈썹 그리는 남성들도 전년에 비해 44%나 늘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남성 메이크업’이 남성미와 자신감의 도구가 되면서 남성 전용 색조 제품에 대한 수요가 특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 라며 “최근에는 피부톤 보정의 쿠션제품 뿐만 아니라 촉촉하고 생기있는 입술을 연출해주는 남성 전용의 발색 립밤, 눈썹을 그리는 아이브로우 등이 특히 인기” 라고 밝혔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랄라블라도 남성 화장품 제품에 대한 매출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랄라블라에 따르면 남성 화장품의 매출 증가율은 2017년 8.6%에 이어 지난해 28%, 올해(11월 기준) 42.9%로 나타났다. 김민규 랄라블라 남성화장품 MD는 “남성들도 직접 피부와 눈썹, 입술을 관리하는 ‘그루밍족’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매년 남성 뷰티제품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konplas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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