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강지윤기자] 채널 '티키틱(TIKITIK)'에는 무언가 특별한 게 있습니다. 2~3 분 남짓한 영상으로 보는 이를 완전히 사로잡아 버리죠. 일상을 살짝 비튼 시나리오, 웹드라마에 견줄만한 연출, 직접 만들고 부른 음악까지 네 명의 청년이 만들었다고는 믿을 수 없는 퀄리티의 영상을 선보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영상에 '뮤지컬 콘텐츠'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극형식의 영상에 음악으로 방점을 찍었다는 것이죠. '오늘을 보는 시선을 더 즐겁게 만들자'라는 비전 아래 '티키틱'하며 일상의 리듬이 시작되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지하철에서 통화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섞여 아카펠라가 되고, 지각의 이유를 대는 학생의 변명에 과장된 음악이 깔리며 블록버스터급 이야기가 되는 식으로 말입니다.


티키틱의 아이덴티티는 대장 신혁(이신혁, 26)에게 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프로젝트 SH'라는 이름으로 화제의 영상 '하이스쿨 잼'을 만들었던 그. 감독이자 작가이며 작곡가이자 편집자인 일인다역 생활을 이어가던 중 작년 본격적으로 판을 키웠습니다.


UCC 스타 출신으로 꾸준히 영상물을 만들어온 배우 세진(오세진, 28)과 전문성과 노련함을 갖춘 현장 전문가 추추(추지웅, 27), 유튜브 계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활동해온 막내 은택(김은택, 23)을 영입해 티키틱을 론칭했죠. 대장 신혁의 아이디어와 '이걸 소화하고 꾸미고 반사판 드는 네 사람의 팀워크'로 31만 구독자를 사로잡았습니다.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르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비하하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아도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하는 티키틱. 유튜브 콘텐츠의 상향 평준화에 앞장서고 있는 그들을 목동에 위치한 온웨이즈(ONWAYS) 사무실에서 만났습니다.



대장 신혁(이신혁, 26)


Q. 프로젝트 SH에서 티키틱으로 새출발 한 이유가 있나요?


신혁) 아무래도 혼자 활동을 하다 보니 벅차더라고요.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었고 동료가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영상을 만들며 만났던 사람 중 같은 꿈을 꿔봐도 되겠다 싶은 사람을 모았죠. 배우 오세진, 촬영 장비 및 조명을 담당하는 추추, 디자인을 담당하는 은택 그리고 연출과 음악과 감독을 겸하고 있는 저. 이렇게 네 명으로 2018년 9월 새롭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Q. 티키틱의 영상을 소개해주신다면?


신혁) 저희끼리는 뮤지컬 콘텐츠라고 부르는, 음악적 색채가 강하게 들어간, 귀가 즐거운 극형식의 기승전결이 있는 영상을 만드는 채널입니다. '오늘이 무대'라는 슬로건에서도 알 수 있듯 누구나 일상에서 한번 겪어봤을 공감 가는 이야기를 재해석하고 있죠. '일상이 이렇게 재탄생 되네'하는 신선함과 즐거움을 드리고 싶어요.


Q. 티키틱의 영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음악이죠. 매번 영상에 맞게 새로운 음악을 작곡하는 이유가 있나요?


신혁) 외부 BGM으론 전달하려고 했던 메시지나 시시각각 변하는 분위기를 표현하는 게 쉽지 않겠더라고요. 만족할만한 노래를 찾는 게 어렵다 보니 그럴 바엔 내가 쓰자 이렇게 되는 거죠. 음악과 연출을 동시에 담당하니 조성을 바꾼다거나 박자를 바꾼다거나 하는 식으로 원하는 그림을 좀 더 효율적으로 그릴 수 있어요. 온전히 우리만의 콘텐츠라는 애착도 더 생기고요. 추추형은 가끔 노래를 듣고 울 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추추) 자주 울어요. 하하. 티키틱의 이야기에는 무조건 신혁이의 음악이 필요해요. 보통 이야기는 시나리오에서 나오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노래에서부터 시작하거든요. 이게 남다른 느낌을 주지 않나 싶죠. 티키틱만의 작업스타일?


Q. 기발한 생각이 돋보이는 영상도 많은데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요?


신혁) 주된 시나리오는 제가 쓰는데 모든 아이디어는 일상에서 나와요. 영상을 찍기 시작한 지 벌써 9년이 되어가는데 독특한 형식의 수필을 쓰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를 들어 처음 영상을 올린게 고1 때였는데 그때는 고등학생 이야기를 했거든요. 제 주위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해요. 그때 쓰이는 유행어랄지 그때의 감정이랄지, 그 시기를 못 살아봤거나 살아본 지 오래된 사람들은 표현하기 힘든 진정성이 확실히 매력 있는 소재라고 생각하거든요.


카메라·조명 담당 추추(추지웅, 27)


Q. "영상의 퀄리티가 너무 좋아 무료로 보는 게 미안할 정도예요"라며 채널 티키틱을 추천 받았어요. 어설프고 허술해도 괜찮은 유튜브 시장에서 완성도 높은 영상을 만드는 이유가 있나요?


신혁) 네 명 다 가벼운 예능보다는 기승전결이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대한 욕심이 있어요.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장비나 연출들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퀄리티가 상승하는 것 같고요. 넷 다 영상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거든요. 아마 티키틱이 아니었어도 다들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었을 걸요?


추추) 그런 칭찬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돼요. 정성을 들일 수록 보시는 분들도 정성으로 답해주시고 또 그걸 들으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순기능이에요.


Q. 욕심이 있는 네 사람이 만나면 부딪히게 될 것 같은데. 각자 영상을 만들며 집착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신혁) 제가 가장 많이 저의 의견을 어필하지 않나 싶어요. '이런 걸 전달하기 위해 이 장면에선 이게 꼭 필요해' 라고요. 아무래도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다 보니까요. 각자의 영역은 최대한 존중하는 편이에요.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요.


추추) 집착이라기보다 집중이 더 맞는 표현일 것 같아요. 전 기획을 영상으로 만들어내는 부분을 많이 고민하죠. '이런 색감이 나왔으면 좋겠고 이런 무빙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신혁이의 요구를 구현해내기 위해 장비를 고민하고 장소를 찾는 것에 집중합니다.


은택) 고집이 센 사람들이지만 더 좋은 연출을 위해 양보하기도 해요. 결국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니까요.


세진) 저는 출연을 할 때 욕심이 있다면 웃기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어쨌든 이신혁 감독이야말로 티키틱 영상의 아이덴티티이기 때문에 저는 하라는 대로 말을 잘 듣고 있습니다.


Q. 빨강, 노랑, 파랑 포스트잇에 적힌 아이디어 순으로 난도가 높다고요. 이제까지 가장 힘들었던 영상은 무엇인가요?


일동) 매직카펫라이드요.


추추) 지금까지 가장 스케일이 컸고 힘들었어요. 빨간색은 촬영을 하다 보면 두 명 정도는 앓아눕는 정도의 난이도거든요. 실제 그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때만큼 진심으로 고생했다는 말을 주고받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신혁) 그런데 사실 편하게 찍은 영상이 하나도 없어요. 가장 최근에 찍었던 영상도 저희 기준으로는 노란색과 파란색 사이였는데 찍다 보니 이거 빨간 건데 싶더라고요. 퀄리티를 높이려 고생을 하다 보니 결국 다 빨갛게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난이도의 정도가 아니라 각오의 정도가 아닌가 싶어요.


배우 세진(오세진, 28)


Q. 가장 애착이 가는 콘텐츠는요?


신혁) 솔직히 저는 다 좋아요. 결정 못 하겠어요.


은택) 과정이 얼마나 즐거웠는가도 작품에 애정을 갖는 데 큰 역할을 하더라고요. '어서오세요'라는 작품이 가장 애착이 가요. 이전에 함께했던 배우님들을 다시 모아 찍은 영상이기도 했고 현장에서 편안하게 계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도 했었고요.


추추) 가장 몰입이 많이 되는 건 '독립하는 중'이요. 그 속에 완전히 들어가서 촬영하다 나온 느낌이에요. 고생을 많이 했던 '매직카펫라이드'도 좋아해요. 만들며 두근두근하고 신났던 작품이에요.


세진) 다들 본인 중심의 영상을 꼽지 않아 부끄럽긴 한데, 티키틱 영상에서 하나만 남겨놓고 떠날 수 있다면 '성적표소곡'을 고를 것 같아요. 제가 티키틱과 작업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영상 같아서 제일 좋아요. 지각 영상이요? 저는 잘 안보게 돼요. 자꾸 몸이 근질거려서요. 머슬메모리라고 하잖아요.


Q. 세진님은 립싱크 영상으로 유명했던 UCC 스타셨죠.


세진) 학교 끝나고 잠깐씩 시간을 내서 친구들과 단편영화를 만들었어요. 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써주는 데가 없었거든요. 영화를 미니홈피에 올렸는데 더 많은 사람이 봐주면 좋겠는 생각이 들었고, 고등학교 세진이가 나름의 전략을 세운 거죠. 웃긴 영상으로 끌어들여보면 어떨까. 한동안은 립싱크 영상이 흑역사라고 생각한 적도 있는데 그걸 찍지 않았더라면 지금 티키틱도 하지 못했을 거라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Q. 티키틱 합류 전 추추님은 어떤 일을 하셨나요?

추추) 영상 관련 학과를 나왔어요. 능력에 대한 갈망이 있어 졸업 후 서울로 와 현장에 뛰어들었죠. 광고나 뮤직비디오 현장에서 많은 걸 배웠고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신혁이가 군대에 갔을 무렵이었는데 그때가 제겐 기술적인 도약이 시기였어습니다.


디자인 담당 은택(김은택, 23)


Q. 은택 님은 와비로 활동을 하셨다고요?


은택) 예전부터 인터넷 미디어에서 제 이름을 가지고 활동하는 걸 꿈꿧어요. 나 혼자 만들 수 있는 예능은 어느 수준일지 역량을 테스트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이런 욕구를 풀기 위해 와비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습니다. 이 외에도 꽈뚜룹이라는 페이크 브이로그 채널을 제작하기도 했고 게임 실사 채널, 그래픽 게임 콘텐츠 등 숨겨진 전력이 있죠.


Q. Q&A 영상에서 막내라서 좋은 점을 결국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여기서 이야기해주신다면.


은택) 지면에 다 담을 수 없을 수 없을 정도로 많아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하하. 농담이고요. 형들이 잘 챙겨줘요. 사소한 상황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아주 좋습니다.


Q. 마지막으로 구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합니다.


신혁) 저희 영상을 보며 힘을 얻었다거나 고민이 해소되었다는 분들을 보며 많은 보람을 느껴요.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기억에 남는 것만큼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큰 영광이 없는 거 같아요. 항상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추추)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힘을 주셔서 감사하고 보답할 수 있도록 잘 만들겠습니다.


은택) 덕분에 티키틱이 작품 이상의 큰 의미를 갖게 된 거 같아요. 저희 개개인에게도 관심 가져주시고 독특한 별명이나 캐릭터로도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작품 만들 때 더 힘이 나요.


세진) 앞에서 다들 말씀을 잘 해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 식사 잘 챙겨 드시고 더우니까 물도 잘 챙겨 드시고 또 모기 많으니까 모기약도 잘 챙기세요. 항상 행복한 하루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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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ㅣ 강지윤 기자 tangerine@sportsseoul.com, 유튜브·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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