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정운찬 KBPO 총재, 국민 정서 반영 못해 죄송하다...
정운찬 KBO총재가 12일 서울시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야구계에 쏟아진 비판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있다. 2018.09.12.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지난 16일(한국 시간)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회의를 갖고 만장일치로 롭 맨프레드(60) 커미셔너의 임기를 2024년까지 연장해줬다. 미국은 보통 감독, 커미셔너의 임기가 1년 남아 있을 무렵 ‘레임덕’이 오지 않도록 계약을 연장한다. 버드 셀리그의 후임으로 10대 MLB 커미셔너에 오른 맨프레드는 2015년 1월 임기를 시작했다. 구단주들은 맨프레드의 능력을 인정해 10년 임기를 보장해준 셈이다.

4대 메이저 종목 가운데 현재 가장 오랫동안 커미셔너직을 수행하고 있는 인물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개리 베트맨(66)이다. 1993년 2월1일 커미셔너에 올라 25년 동안 장수하고 있다. 아직 물러난다는 소문은 없다. 아이비리그 코넬 대학과 뉴욕 로스쿨을 나왔다. 베트맨은 1983년 프로농구 NBA에서 소프트 샐러리 캡을 도입한 주역이기도 하다. 2004~2005시즌에는 통째로 직장폐쇄를 주도하기도 했다. NHL은 4대 메이저 종목에서 TV 중계권료 수입이 가장 적다. 재임기간 동안 24개 팀에서 7개 팀을 확장해 31개 팀으로 늘렸다.

4명의 커미셔너 가운데 56세로 가장 젊은 미 프로농구(NBA)의 애덤 실버도 로스쿨 출신이다. NBA의 독재자로 통했던 데이비드 스턴 커미셔너 밑에서 잔뼈가 굵었다. 스턴은 30년 동안 커미셔너로 활약했다. 전임자가 워낙 출중해 2014년 2월1일 커미셔너에 오를 때 리더십에 다소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취임 후 2개월도 지나지 않아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LA 클리퍼스 구단주 도널드 스털링에게 구단 매각을 명령하는 등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부동산 개발로 거부가 된 스털링은 2014년 4월 젊은 애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노골적으로 흑인을 비하한 녹취가 드러났다.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풋볼(NFL) 커미셔너인 로저 구델은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다. 올 공식 연봉만 3500만 달러(396억2000만 원)다. 전임 폴 타글리아부의 후임으로 2006년 1월부터 리그 최고 자리에 올랐다. NFL은 1970년대부터 최고 인기로 자리 잡으면서 커미셔너들이 통상적으로 장수하고 있다. NFL의 기틀을 마련해 ‘커미셔너의 커미셔너’로 불리는 피트 로젤은 20년, 타글리아부가 17년 동안 재임했고 구델이 12년째 커미셔너를 맡고 있다. 바람 잘 날 없는 곳이 NFL이다. 선수들이 워낙 많고 장내외 사고가 빈번해 징계 수위 결정이 쉽지 않다. 모두 커미셔너가 결정한다. 리더십이 흔들리면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는다.

문상열

4대 커미셔너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조직내에서 자체 승격됐다는 점이다. 미국 스포츠는 국내처럼 정치권 인사를 영입하는 곳이 아니다. 정부의 보조를 받지도 않는다. 오히려 큰 이벤트가 벌어지면 국방부에서 리그에 협조를 구한다. MLB의 맨프레드는 1987년 노사단체협약을 이끌어내면서 두각을 나타냈고 이후 줄곧 사무국에서 근무했다. 2013년 전임 세리그 커미셔너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아 COO(최고운영책임자)로 발탁됐다. MLB 근무만 31년으로 리더십과 업무 능력을 검증받았다. NFL의 구델은 1982년 인턴으로 출발해 커미셔너에 올랐다. 부친이 상원의원을 지냈던 금수저 출신이다. NBA 실버 역시 1992년부터 리그에 몸담았다.

한국 스포츠의 수장은 대부분 외부 인사다. 요즘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은 KBO리그 총재와 총장 역시 외부 에서 영입됐다. 정치와 언론계 출신이다. 소문난 야구팬이었던 정운찬 총재는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KBO 총재의 연봉은 적은 액수가 아니다. 취임할 당시 성과를 내서 더 많은 연봉을 받겠다는 발언을 했지만 최근 행보를 보면 어림도 없다. 선동열 대표팀 전임감독의 돌연 사임으로 거품 낀 총재의 민낯이 드러났다. 리더십은 커녕 제 식구도 감싸지 못하는 수준의 수장이다. 훗날 정운찬-장윤호 듀오가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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