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

[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는 9일(한국 시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경기에서 9회 2사 마지막 타석에서 3루쪽 내야안타로 연속경기출루 행진을 47로 늘렸다. 1993년 훌리오 프랑코가 기록한 텍사스의 단일 시즌 최다 연속경기 출루기록(46경기)을 뛰어 넘었다. 윌 클락의 최다 연속출루 58경기는 두 시즌에 걸쳐 작성된 최고 기록이다.

추신수는 2018시즌 전반기 타율 0.293, 17 홈런, 42 타점, 52 득점, 출루율 0.399, 장타율 0.504, OPS(출루율+장타율) 0.903의 고공비행으로 이날 발표된 2018년 메이저리그 올스타게임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생애 첫 올스타게임 발탁이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사상 1억 달러 이상의 대박 계약을 맺은 선수 가운데 올스타에 선발되지 않은 유일한 선수였다. 이제 꼬리표를 뗐다. 이로써 한국 선수로는 투수 박찬호, 김병현에 이어 3번째 올스타의 주인공이 됐다. 야수로는 처음이다. 추신수는 올시즌 텍사스의 유일한 올스타 멤버이기도 하다.

올해 처음 올스타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는 내셔널리그(NL) 14명, 아메리칸리그(AL) 11명이다. AL은 팬 투표로 결정하는 선발 라인업이 모두 2차례 이상 선발된 올스타전 유경험자들로 구성됐지만 NL에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외야수 닉 마케이키스를 포함해 시카고 컵스 포수 윌슨 콘트레라스, 2루수 하비에르 바에즈 등 3명이 처음 올스타 무대에 오른다. 이번 올스타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가 바로 마케이키스다. 2006년 4월에 데뷔한 마케이키스는 메이저리그 경력 13년 차에 올스타게임 선발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MLB 경력 10년을 넘긴 이후에 팬 투표로 처음 올스타에 뽑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추신수 역시 2005년 4월21일 오클랜드 에이스전에서 데뷔한 뒤 14년 만에 꿈의 무대를 밟게 된다. 마케이키스와 추신수에게 올스타 무대는 머나먼 길이었다.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투수 드와이트 구든(뉴욕 메츠)은 데뷔 시즌이던 1984년에 19세의 나이로 올스타에 발탁됐다. 외야수 개리 셰필드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플로리다 말린스, LA 다저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뉴욕 양키스 등 5개 팀에서 11차례 올스타에 뽑히기도 했다. 2018년 올스타 가운데는 AL의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 크리스 세일, 크레이그 킴브렐(이상 보스턴 레드삭스),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등 4명이 7차례 출전으로 최다다. NL은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 우완 맥스 셔저(이상 워싱턴 내셔널스), 포수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1루수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 4명이 6번째 올스타전 출전으로 가장 많다.

올스타 발탁은 전반기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1988년 내셔널리그 정규시즌 MVP, 198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한 커크 깁슨은 MLB 17년 동안 한 차례도 스타들의 경연장에 초대받지 못했다. 추신수는 올 전반기 성적이 부문별로 톱클래스급에 해당되는 발군의 기량을 과시해 2018년 한 여름밤의 클래식에 출전하게 됐다. 추신수는 2018년 MLB 연봉 36위에 랭크돼 있다. 고액 연봉을 받는 스타급 플레이어로는 ‘훈장’이 없었다는 게 독특하다. 올스타게임 외에도 실버슬러거, 골드글러브 등의 수상이 없다. 부문별 기록에서도 1위에 오른 적이 없다. 2013년 최다 몸에 맞는 볼(26개)로 이 부문 1위에 오른 것이 유일하다. 2010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아메리칸리그 MVP 14위, 2013년 신시내티 레즈 당시 내셔널리그 MVP 12위가 내밀 수 있는 훈장이었다. 그러나 이제 당당히 올스타에 선정돼 한을 풀었다.

올 올스타게임은 양 리그 32명씩 출전한다. 양 리그 파이널 팬투표에서 1명씩을 추가한다. 마지막 투표는 12일까지다. 경기는 7월18일 워싱턴 내셔널스의 홈인 내셔널 파크에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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