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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선수들이 12일 오스트리아 그로딕에서 열린 세네갈과 평가전을 앞두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레오강=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수비적인 면에서 도움이 됐다.”

신태용호는 1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그로딕에서 열린 세네갈과 비공개 A매치에서 0-2로 패했다. 사디오 마네(리버풀)를 중심으로 스피드와 개인기를 갖춘 아프리카 최강 세네갈에 전반전엔 무실점하고 잘 버텼으나 후반전에 두 골을 내줬다. 김신욱이 후반 10분 볼 경합 중에 자책골을 기록했다. 후반 42분엔 교체투입된 상대 공격수 무사 코나테에게 실점했다. 한국은 손흥민과 김신욱이 투톱을 선 가운데 미드필더에 이승우, 기성용, 구자철, 이재성이 포진했다. 포백은 왼쪽부터 김민우, 김영권, 장현수, 이용이 선발 출전했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세네갈은 마네와 이스마일 사르, 셰이두 쿠야테, 칼리두 쿨리발리 등 주전급 선수들이 총동원해서 한국을 ‘가상의 일본’으로 보고 싸웠다.

여기까지가 경기 직후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전달된 경기 결과의 전부다. 겉으로 보면 한국이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최종 리허설에서 완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 직후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결산 인터뷰에 나선 신태용 감독은 의외로 담담했다. 패했으나 소기의 성과가 있었고, 경기 내용도 스코어 만큼 나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대한축구협회가 현지 취재진에 전달한 하이라이트 동영상과 신 감독 인터뷰를 통해 세네갈전의 ‘내용’을 복기하면 이렇다.

◇첫 실점은 세트피스…손흥민~김신욱 역습 괜찮았다

이날 경기 뒤 대한축구협회가 오스트리아 현지 취재 기자단에게 전한 세네갈전 주요 영상에 따르면 한국은 첫 실점을 세트피스 때 내줬다. 세네갈 선수가 한국 수비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차 올렸고 이 때 수비 가담하던 김신욱이 알프레드 은디아예와 공중볼을 경합하다 볼이 김신욱의 머리를 맞고 골망을 출렁이면서 첫 실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자책골은 뼈아프지만 김신욱의 수비 의지 등은 나쁘게 평가할 수 없다. 물론 상대의 고공 플레이에 당한 것은 아쉽다. 두 번째 실점은 페널티킥으로 종료 직전 양팀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나왔다. 그렇다고 한국도 마냥 당하진 않았다. 위협적인 공격을 펼쳐나갔다. 특히 전반엔 2선으로 내려온 손흥민의 침투패스를 김신욱이 세네갈의 간판 수비수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활약 중인 칼리두 쿨리발리를 몸싸움에서 이겨, 완벽하게 따돌린 뒤 슛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김신욱의 슛은 다소 약하게 날아가 상대 골키퍼 카딤 은디아예에게 막혔지만 수비진에 있던 볼이 손흥민~김신욱으로 연결되는 빠른 역습은 훌륭했다.

◇김영권-장현수 센터백, 무난히 막아냈다…“큰 도움 됐다”

한국-세네갈전이 킥오프된 뒤 SNS엔 전반부터 한국이 상대에 상당히 밀리고 있다는 얘기가 떠돌았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신 감독은 “세네갈은 스웨덴처럼 4-4-2를 쓰지만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갖고 있다”며 “그래서 세네갈보다는 (러시아 월드컵 1차전)스웨덴전을 염두에 두고 운영을 했다”고 했다. 신 감독은 오스트리아에 온 뒤 A매치 두 경기에서 수비 조직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결국 세네갈전에서도 의도적으로 내려서서 상대 공격을 방어하고, 역습 펼치는 것을 주력했다는 뜻이다. 신 감독은 “세네갈 선수들이 스피드와 파워, 신장이 좋다보니 일대일 맨마킹할 때 힘든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마네와 사르 등이 스피드 있는 플레이와 돌파를 추구했다. 우리 선수들이 수비적인 면에서 도움이 됐다”고 했다. 특히 신 감독이 수비라인의 센터백 듀오로 구상하고 있는 김영권과 장현수가 세네갈의 탄력 넘치는 공격수들과 잘 막아내면서 스웨덴전 앞두고 쓴 보약을 먹었다는 게 신 감독 평가다. 대표팀에 따르면 90분간 세네갈은 슛을 8~9개 정도 했고, 한국도 4개 정도 했다.

◇세네갈의 팔꿈치 가격, 주심은 ‘멀뚱멀뚱’

이날 경기 뒤 걱정되는 소식이 오른쪽 수비수 이용의 부상이었다. 이용은 전반 37분 교체아웃, 고요한이 대신 들어갔는데 대표팀 관계자는 “부상으로 벤치에 들어간 게 맞다”고 했기 때문이다. 큰 부상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으나 다행히 발목이나 무릎이 아니라 이마가 찢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신 감독은 세네갈의 거친 플레이에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장현수와 이용이 팔꿈치 가격을 당해 장현수는 심한 타박상을 입었다. 이용은 이마 왼쪽이 찢어져 7㎝를 꿰맸다. 세네갈 선수들이 페어플레이 해줬으면 했다”며 “장현수가 먼저 당했을 때 퇴장감이었는데 안 주더라”고 했다. 이들을 가격한 선수는 주장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미드필더 쿠야테, 독일 분데스리가 하노버에서 뛰는 살리프 사네다. 둘 다 194㎝로 체격이 탄탄하다. 스웨덴 장신 선수들 역시 한국전에서 이런 거친 플레이로 경기 초반 겁을 줄 수 있다. 이용이 다친 것은 안타깝지만 태극전사들이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파악된 경기로 남았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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