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PICK]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한국 동계올림픽사를 빛낸 스포츠 영웅들을 재조명해보는 코너입니다.<편집자주>


[스포츠서울 정하은 인턴기자]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한국 쇼트트랙 김윤미(37)를 수식하는 말이다. 그리고 기록은 25년간 5번의 동계올림픽을 지나온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고 남아있다.


김윤미는 1990년대 원조 '국민 여동생'이다. '피겨요정' 김연아가 '국민 여동생' 타이틀을 얻기 훨씬 이전부터 김윤미는 현재 중장년층에게 '막내의 신화'로 기억됐다.


그는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전이경, 김소희, 원혜경과 함께 호흡을 맞춰 금메달을 따냈다. 중학교 1학년, 만 13세 85일에 불과했다. 당시 중국에 리드당하며 골인까지 세 바퀴도 안 남은 절박한 상황에서 김윤미가 폭발적인 스피드로 중국 선수를 따라잡았고 '쇼트트랙 전설' 전이경의 등을 밀어줬다. 전이경은 곧바로 인코스로 파고들며 역전에 성공했고, 마지막 주자 김소희가 끝까지 선두를 지켜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도 김윤미는 전이경, 안상미, 원혜경 등 한국이 배출한 쇼트트랙 스타들과 함께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 최강 전력을 자랑했다. 당시 계주 마지막 주자였던 그는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치고 나와 중국을 제치고 팀에 우승을 안겼다. 김윤미는 나가노 동계올림픽 이후 2001년 은퇴를 선언했으나 대표팀의 요청으로 8개월 만에 다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어린 나이에 이룬 영광의 크기 만큼 부담감도 컸던 걸까.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개막 직전 스트레스와 체력 부담을 이기지 못해 돌연 태극마크를 반납했고, 연세대 졸업 후 2004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1994년 2월 24일 스포츠서울 62면>


김윤미, 올림픽사상 "최연소 金"
중학 1년 막내…순발력-투지 뛰어난 연습벌레


정신여중 1학년, 80년 12월 1일 서울 출생으로 한국선수단은 물론 이번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도 최연소 선수로 화제를 모았다. 김정완(45) 이문순(42) 씨의 1남 1녀 중 막내, 신천국교 1학년 때 쇼트트랙을 시작, 국교부를 휩쓸다 중학교에 진학한 지난해 10월 대표선발전에서 원혜경 전이경에 이어 여자 1천m에서 3위를 차지, 주목을 받았다. 93세계남녀팀선수권대회 500, 1천, 3천m 1위를 차지하는 일취월장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156cm 42kg의 왜소한 체격이지만 대표선수 가운데 가장 낮은 스케이팅 자세와 롱킥을 구사하며 순발력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말이 없고 조용해 별명이 '새침데기'지만 릴레함메르로 떠나기 전 "체격은 작지만 서구의 덩치 큰 선수들을 제칠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 칠 정도로 다부진 면도 함께 갖추고 있다.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3000m 계주에 나서는 김윤미, 전이경, 원혜경(왼쪽부터).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김윤미가 13살로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연소로 금메달을 따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3000m 계주 마지막 주자였던 김윤미는 마지막에 선두로 치고 나와 중국을 제치고 팀에 금메달을 안겼다.



1999년 제4회 강원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김윤미(오른쪽)가 김동성과 함께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김윤미는 선수가 아닌 코치로 다시 빙판에 복귀했다. 메릴랜드 타우슨대에서 코치 교육을 받으며, 락빌 지역의 스피드스케이팅 클럽 '리딩 에지(Leading Edge)'팀의 코치를 맡았다. 김윤미가 이끈 '리딩 에지'는 2006년 뉴욕에서 열린 로체스터 쇼트트랙 국제대회 유소년 부문에서 메달을 휩쓸며 전성기를 맞았다. 2010년에는 버지니아 레스턴의 도미니언 스케이팅 클럽으로 옮겼다.


이곳에서 그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자 쇼트트랙 대표 선수를 키워냈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끝난 쇼트트랙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해 대표팀에 승선한 마메 바이니가 바로 그의 수제자다. 2002년 쇼트트랙 국가대표 은퇴 후 베일에 가려져 있던 김윤미의 근황이 바이니의 대표팀 승선으로 인해 화제를 모으게 됐다.


2007년부터 바이니를 가르치기 시작한 김윤미는 도미니언 스케이팅 클럽으로 적을 옮긴 후 그를 세계 정상급 기량으로 성장시켰다. 가나 출신으로 다섯 살 때 미국으로 이주한 바이니는 '검은 탄환'으로 명성을 떨친 샤니 데이비스가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은 미국에서 흑인 여성으론 처음으로 스케이트 대표 선수가 됐다.


한국 쇼트트랙 전설에서 이제 미 쇼트트랙 역사까지 새로 쓰며 금의환향한 김윤미가 바이니와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지 주목받고 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ㅣ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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