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장미대선’이 종반전으로 접어든 28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개혁공동정부 구성’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안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를 개혁공동정부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하고 국회 추천을 받아 책임총리를 임명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혁공동정부 구성안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1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는 대선판을 흔들기 위해 안 후보가 ‘반전 카드’를 꺼내 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달 초 더불어민주당 경선 이후 급상승세를 탄 안 후보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고사해 자연스럽게 중도·보수를 아우르는 단일 주자로 부상, 문재인 후보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때 문재인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했던 안 후보의 지지율이 이달 중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국민에 의한 단일화’ 시나리오는 사실상 실현이 어려워졌다.

 오히려 홍준표 후보와 보수층을 놓고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상황이 됐다.

 한국갤럽이 25∼27일 유권자 1천6명을 대상으로 자체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3.1%,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40%에 달한 반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24%에 그쳤다.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은 12%까지 올라왔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문재인 후보와의 격차는 11% 포인트에서 16% 포인트로 벌어졌고, 홍 후보와의 격차는 21% 포인트에서 12% 포인트로 좁혀졌다.

 더구나 5일 뒤면 ‘깜깜이 대선’ 국면으로 접어든다. 선거법상 다음 달 3일부터는 여론조사결과 공표가 금지된다. 여론조사 공포 금지일 이후부터는 안 후보가 전세를 역전하더라도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시간이 부족한 안 후보 입장에서는 판세를 뒤집을 만한 역전 카드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문재인 1강 체제’를 흔들 최선의 카드는 ‘반문 후보 단일화’지만 안 후보 자신이 바른정당의 단일화 제안을 거부한 데다 홍준표·유승민 후보도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후보 단일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반문연대’의 중심축을 형성해온 김종인 전 대표 영입 카드는 그나마 안 후보 측에서 꺼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었다는 평이 나온다.

 김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맡아 박근혜 정부 초기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다. 아직 보수층에는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경세가(經世家)’라는 이미지가 남아있다.

 한때 문재인 후보를 도와 지난해 민주당의 4·16 총선 승리를 이끌었으나 결국 반문의 선두주자로 돌아선 까닭에 안 후보가 김 전 대표를 품을 경우 문 후보의 리더십과 포용력을 지적할 수 있는 카드도 될 수 있다.

 이에 더해 안 후보는 김 전 대표 영입으로 최후의 ‘반전 카드’를 손에 넣게 됐다.

 김 전 대표는 3년 임기단축 개헌론의 주창자다. 그는 조기 대선이 현실화한 이후 줄곧 19대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줄이고 2020년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러 의원내각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김 전 대표를 영입한 안 후보는 ‘3년 임기 단축 개헌’ 카드를 사용할 명분을 얻게 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후보는 “개헌에 임기 단축이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국회에서 논의되고 결정되는 대로 모두 수용하고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임기 단축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을 열어놓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 전날 밤 안 후보와 김 전 대표의 회동에서 임기 단축 개헌안을 두고 양측이 어느 정도 교감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가 당장 임기단축 카드를 꺼내진 않았지만, 지지율 반등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임기단축 카드를 빼 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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