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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배우 김태리와 서예지가 새해 독립영화를 통해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낸다.

1990년생 동갑내기 두 배우는 차분한 목소리와 단아한 외모 그리고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차세대 영화계를 이끌어갈 주역’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먼저 지난해 ‘아가씨’에서 파격적인 노출을 선보였던 김태리는 오는 12일 첫 주연작인 ‘문영’(김소연 감독)을, 서예지는 오는 19일 ‘다른 길이 있다’(조창호 감독)의 개봉을 각각 앞두고 있다.

새해 첫 영화로 관객들을 만나는 두 여배우의 신작을 소개한다.

◇김태리의 ‘문영’…세상을 담은 말없는 소녀의 아련함

‘신예’ 김태리가 새해 첫 주연작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지난해 ‘아가씨’에서 하녀 ‘숙희’역으로 청정 소녀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그는 새 영화 ‘문영’에서 외롭고 쓸쓸한 소녀로 변신했다. ‘문영’은 상처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은 열여덟 소녀 ‘문영’(김태리 분)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실연당한 스물 여덟의 ‘희수’(정현 분)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앞서 영화는 ‘제6회 서울프라이드영화제’, ‘제41회 서울독립영화제’ 등 영화제 상영 때마다 매진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개봉에 앞서 공개된 포스터에선 몽환적 색감과 감각적인 디자인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포스스터 속 외롭고, 쓸쓸한 김태리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또한 공개된 스틸사진에선 어둡고 추운 겨울 밤, 거리를 떠도는 ‘문영’의 위태로운 모습부터 침대에 누워 상념에 잠긴 시선과 표정까지 상처 입고 세상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은 그녀의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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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문영’의 김태리

김소연 감독은 최근 진행된 기자시사회에서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문영’이란 친구에게 ‘희수’라는 친구를 소개해 주고 싶었다. 둘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한 마음에 시작했다. 지금은 비록 힘들지만 이 영화가 끝났을 때는 한 발자국 나아갈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에 만들었다”고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과정과 의도를 밝혔다.

덧붙여 “처음부터 ‘문영’역에 김태리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잘 웃고 밝은 성격이라 어두운 이미지의 ‘문영’과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 만나 카메라 테스트를 할 때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일상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처음 생각한 ‘문영’과 다른 모습을 가진 배우여도 괜찮지 않을까, 신선하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김태리를 캐스팅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한뒤, “김태리는 집중력도 좋고, 똑똑하게 연기하는 배우”라며 믿음을 보였다. 러닝타임 64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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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지의 ‘다른 길이 있다’…겨울 감성 자극하는 성숙한 연기

서예지의 섬세한 연기는 스크린까지 이어진다. 현재 KBS2 드라마 ‘화랑’에서 신국의 공주 ‘숙명’ 역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보인 그는 영화에서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다른 길이 있다’는 얼굴도 이름도 모른 채 삶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기로 한 두 사람의 아프지만 아름다운 여정을 그린 이야기. 영화 ‘피터팬의 공식’과 ‘폭풍전야’로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조창호 감독의 신작이다.

서예지는 극중 비밀을 간직한 여자 ‘정원’으로 여운이 남는 연기를 선보인다. ‘정원’은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간병하며 살아가는 여자로 아버지를 도와 행사 도우미로 일하지만 남모를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인물. 고단한 삶에 지친 그녀는 온라인 상에서 ‘흰 새’라는 이름으로 ‘검은 새’와 만나게 되고, 삶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기로 약속한다. ‘검은 새’와 만나기로 약속한 날을 남겨두고 서둘러 떠난 여행에서 그녀는 ‘수완’(김재욱 분)을 마주치게 되고 새로운 약속을 하게 된다. 서로의 얼굴도 모르는 온라인 상의 약속과 처음 만난 ‘수완’과의 약속 중 그녀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관객들의 궁금증이 고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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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끝이라는 시작’이라는 모순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카피는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두 사람의 만남이 과연 그들에게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을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마치 단편 소설을 스크린에 펼쳐놓은 듯한 문학적인 연출이 매력적이다.

연출을 맡은 조창호 감독은 “그녀는 중저음의 낮고 안정된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그것은 상대로 하여금 깊은 신뢰를 갖게 만든다”며 “그것은 불확실해 보이는 ‘수완’과 대비해서 극의 긴장감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고 서예지에 강한 신뢰를 표했다. 러닝타임 90분. 15세 관람가.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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