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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오디오 기업인 하만 인터네셔널을 약 9조3800억원에 인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전장부품 관련 사업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제공 | 하만 인터내셔널

[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오디오 기업 하만 인터내셔널(이하 하만)을 전격 인수했다. 현금으로 주당 112달러씩 약 80억 달러의 가격에 인수했다. 환율을 계산하면 약 9조3800억원이며, 이는 삼성전자 인수합병 규모로는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2025년까지 커넥티드카 관련 사업 규모가 1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하만은 커넥티드카 시장의 글로벌 리더 기업이다. 현재 3000만대 이상의 차량에 하만의 오디오 시스템 뿐만 아니라 임베디드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보안시스템이 장착됐다. 지난 12개월간 발생한 70억달러 상당의 하만 수익 가운데 약 65%가 자동차 관련 매출이며, 지난 6월 30일 기준 수주잔고는 약 240억달러에 이른다.

이번 인수와 관련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하만이 보유한 기술과 제품, 그리고 관련 솔루션이 삼성을 완벽하게 보완하고 있으며, 이번 인수는 삼성전자가 추구해온 전장부품 관련 사업의 자연스러운 연장”이라고 말했다.

한 삼성전자 임원은 이번 인수와 관련해 “작년 12월 커넥티드카 관련 사업을 하겠다고 공표할 때부터 협상했던 것으로 안다”며 “1년 넘게 협상한 끝에 그 결과가 나왔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비단 삼성전자의 전장부품 사업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간판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완성차 사업과는 관계 엾다. 삼성전자는 완성차를 생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장부품 사업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주력사업이 한데 맞물린 매력적인 시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디스플레이 기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 삼성SDI와 LG화학 등의 배터리 기술이 모두 투입되는 시장이다. 이 삼성전자 임원은 “전장부품 사업, 커넥티드카 시장은 한국이 잘 할 수 있는 IT 기술을 집약시킬 수 있는 사업이다. 여기에 하만 오디오와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 등의 기술을 더하면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하만은 현재 하만카돈(Harman Kardon), 마크레빈슨(Mark Levinson), JBL, AKG, 레벨(Revel), 인피니티(Infinity), 렉시콘(Lexicon) 등의 홈 오디오·헤드폰·PA 오디오 브랜드와 뱅앤올룹슨(Bang & Olufsen), B&W를 더한 카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하만의 카오디오 시장 점유율은 무려 41%에 달한다.

디네쉬 팔리월(Dinesh Paliwal) 하만 CEO(최고경영자)는 인수 확정 직후 “오늘의 발표는 우리가 달성한 것들과 주주를 위해 만든 가치에 대한 증거”라며 “삼성전자는 하만에 이상적인 파트너이며 이번 거래는 전 세계 자동차 소비자와 관련 시장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9조원대 금액으로 인수하면서 앞서 소문으로 나돌았던 프랑스 오디오 기업 포칼(Focal)의 인수는 ‘인수설’에 그치게 됐다. 삼성전자로서는 더 규모가 크고 커넥티드카 관련 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는 하만을 인수하고 포칼을 인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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