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OK저축은행 이민규, 세터는 페인트 공격을 잘해
페넌트레이스 막판 4강팀이 저마다 악재를 맞닥뜨렸다. 선두 OK저축은행은 세터 이민규가 어깨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사진은 우리카드와의 2라운드에서 패스 페인트를 시도하고 있는 이민규.2015.11.3 안산|최재원선임기자shine@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고진현 선임기자]페넌트레이스 막바지,남자 프로배구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4개팀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가쁜 숨이 턱밑을 차고 올라오는 가운데 4개팀 모두 막바지 ‘넘어야 할 산’이 도사리고 있어 걱정은 태산이다.

6라운드의 페넌트레이스에서 5라운드 중반을 지나고 있는 2일 현재 남은 레이스는 팀당 8~9경기에 불과하다. 3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3위와 4위간 승점이 3점 이내면 단판 준플레이오프가 펼쳐지는 상황에서 4강 팀이 넘어야 할 마지막 산은 보기보다 험준하다.

선두 OK저축은행은 주전세터 이민규가 어깨부상으로 도중 하차한 게 큰 부담이다. 지난달 26일 삼성화재전에서 어깨를 다쳤던 이민규는 정밀진단 결과 어깨연골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수술과 함께 6개월의 재활이 필요한 큰 부상에 OK저축은행은 언 가슴을 쓸어내고 있다. 배구에서 세터는 ‘코트의 야전사령관’으로 불릴 만큼 중요한 포지션. OK저축은행은 ‘넘버 2’ 곽명우에게 주전 세터의 임무를 맡기기로 했지만 이민규의 빈 자리는 커 보인다. 이민규의 공백은 포스트시즌에서 더 도드라질 수 있다. 곽명우가 잔여 레이스에서 이민규의 공백을 잘 메워준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심리적 부담감이 큰 포스트시즌에서 급격히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위 현대캐피탈은 그나마 상황이 가장 낫다. 다만 지금의 무서운 상승세가 독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현대캐피탈은 2일 KB손해보험을 꺾고 파죽의 10연승을 달렸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연패가 끊어지면 찾아올 수 있는 슬럼프가 포스트시즌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두렵다. 새로운 패러다임인 ‘스피드 배구’는 기존 배구와 달리 한번 내리막을 타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는 약점이 있어 더욱 걱정이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도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페이스 조절에 크게 신경쓰고 있다.

3위 대한항공은 기복심한 경기력이 아킬레스건이다. 페넌트레이스 막바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대한항공의 들쭉날쭉한 경기력은 데이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대한항공은 범실이 715개로 7개팀 중 가장 많다. 포스트시즌은 결국 집중력의 싸움. 풍부한 날개 공격수들을 보유해 화력이 뛰어난 대한항공이지만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인 범실을 컨트롤하지 못하면 포스트시즌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다. 페넌트레이스 막바지 어설픈 범실을 줄이고 조직력을 가다듬는 게 대한항공에게 주어진 마지막 숙제다.

4위 삼성화재는 벼랑끝에 몰렸다. 3위 탈환에 실패하거나 3위와의 격차를 승점 3점 이내로 줄이지 못하면 프로출범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의 방관자로 전락할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삼성화재는 프로 11시즌 동안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그 중 우승을 무려 8차례나 차지하며 ‘푸른 명가’의 자존심을 뽐냈다. 남은 9경기에서 대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외국인 선수 그로저의 비중이 절대적인 ‘몰빵배구’의 한계가 드러나 걱정이 태산이다. 상대 블로커를 따돌릴 수 있는 공격루트의 다변화가 절실하지만 토종 선수들의 화력이 침묵해 고민이 크다.

남자 프로배구 4강 팀이 숨 죽이고 있다. 저마다 페넌트레이스 끝자락에서 만만치 않은 악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우승컵은 악재를 슬기롭게 극복한 팀이 차지할 공산이 크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로 활짝 웃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jhko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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