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야구단 매진
한화 이글스 야구단이 올해 18차례나 홈구장 매진을 기록하며 이 부문에서 종전 14게임을 능가하는 신기록 행진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대전 홈구장 만원 장면.

[스포츠서울 박시정기자]프로야구단 한화 이글스를 한화그룹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한화그룹의 그 어떤 기업보다 일반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온다. 한화구단이 한화그룹의 스포츠 마케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한화구단의 한 해 예산이 350억원~400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구단에 대한 애정은 널리 알려져 있다. 김태균의 한화 복귀 과정은 김 회장의 구단 사랑이 드러난 사례다. 한화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하다 일본으로 건너갔던 김태균은 2011시즌 도중 돌연 국내 복귀를 선언했다. 잠실구장에서 한화 경기를 관전한 후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내려오던 김 회장은 “김태균을 잡아달라”는 팬들의 외침에 “김태균, 잡아줄게”라고 화끈하게 화답했고 실제로 시즌 종료 후 당시 최고 대우(연봉 15억원)로 김태균을 재영입했다.

한화구단은 1985년에 빙그레 이글스라는 이름으로 창단돼 이듬해인 1986년 1군리그에 합류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 1회를 포함, 준우승 5회를 기록하는 등 국민들에게 사랑 받는 구단으로 성장했다.

한화구단이 배출한 스타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화려하기 그지 없다. 투수 쪽에서는 한희민 이상군 한용덕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을 배출했고, 타자 쪽에서는 이강돈 강정길 유승안 이정훈 장종훈 강석천이 이른바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란 이름으로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 류현진(LA다저스)이 2012시즌 종료 후 한화구단의 대승적인 허락하에 메이저리그로 옮겨가 한국야구의 위상을 올린 것도 자랑거리다. 한화구단은 국내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영구 결번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장종훈의 35번, 송진우의 21번, 정민철의 23번이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한화 이글스의 영구결번
한화 이글스의 영구결번

한화구단은 1999년 우승 이후 유승안 감독을 거쳐 김인식 감독을 사령탑으로 앉히면서 포스트시즌에 자주 얼굴을 내밀었지만 한대화 감독과 김응룡 감독 체제에서는 하위권을 맴돌았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2015시즌을 앞두고 최고의 승부사 김성근 감독을 영입해 지휘봉을 맡겼다. 마운드 보강을 위해 배영수와 계약기간 3년, 총액 21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송은범 권혁과는 계약기간 4년에 각각 34억원, 32억원의 조건으로 사인했다. 후반기에 현역 메이저리거 우완투수 에스밀 로저스도 영입했다. 로저스는 데뷔 경기 완투승이라는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기록을 만들어낸 것을 포함해 4경기에 등판해 3완투승(2완봉승)을 따냈다.

한화구단은 수년간 인프라 구축에만 약 420억원을 쏟아부었다. 홈구장을 현대화하기 위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63억원을 지출했다. 2012년 12월에는 충남 서산에 전용연습구장을 준공해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선수 육성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전용연습구장을 짓는 데 쏟아부은 금액은 260억원이다. 올해 한화생명과 구장 명명권 협약을 맺어 대전구장의 이름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로 바꿨다.

김성근 감독
올해 한화를 맡아 끈질긴 승부의 팀과 만화 야구를 과시하고 있는 야신 김성근 감독.

한화구단은 26일 현재 56승58패로 6위를 달리고 있다. 중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김성근 감독의 경륜이 빛을 볼 가능성이 높다. 김성근 감독이 사령탑에 앉고 선수들이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누적 관중 수도 51만3800여명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47만5000여명을 넘어선지 오래다. 올시즌 18차례나 매진을 기록해 2012년 종전 최고인 14게임을 넘어선 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성근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한화구단이 침체기를 벗어나 도약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선수들의 면면으로 볼 때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선수들이 끈끈한 야구를 펼치면서 관중 수도 늘어나고 있다. 선순환 구조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charli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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