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지난해 정규시즌 1, 2위 팀이자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LG와 KT가 시즌 첫 한 달과 다른 모습이다. 시즌 초반 부진에서 탈피해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 다크호스로 지목된 두산 또한 순식간에 5할 승률을 넘어서며 상위권을 바라본다. 사실상 이제부터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2024 KBO리그다.

결국 시즌 전 전망과 흡사한 모양새로 간다. 수도권 A구단 전력분석팀은 LG KT KIA. 그리고 두산을 올시즌 상위 4팀으로 꼽았다. 10구단 모든 선수의 예상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을 산출한 결과에 따라 4팀이 80승 이상을 거둘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 예상도 비슷했다. LG KT KIA를 3강으로 꼽는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많았다. 두산은 한화, NC, 롯데 등과 함께 다크호스로 꼽혔다.

하지만 시즌 첫 한 달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3월23일 개막전부터 4월22일 한 달 동안 KIA 외에 3팀은 중하위권에 자리했다. 4월22일 기준 KIA는 17승 7패로 1위. 그런데 LG는 13승 11패 2무로 삼성과 공동 5위. 두산은 11승 15패로 8위. KT는 7승 18패 1무로 최하위였다.

많은 감독이 시즌 첫 한 달을 중요히 여긴다. 초반 분위기를 선점하면 끝까지 안전 운행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꼭 그렇지는 않다. 7개월 144경기 장기 레이스라 언제든 변수가 생긴다.

핵심 선수의 부상 혹은 부진으로 각 팀의 행보가 크게 요동친다. 작년 KT가 그랬다. 5월31일까지 16승 29패 2무로 최하위. 그러다 6월 1일부터 시즌 종료 시점까지 63승 33패 1무. 이 기간 승패 마진 플러스 30을 달성하며 2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다.

올해는 가속 페달을 밟은 시점이 더 빠른 KT다. 4월23일부터 5월12일까지 KT는 16경기에서 10승 6패. 작년보다 훨씬 일찍 승리하는 흐름을 만들었다. 고영표 김상수 배정대 이상동 등 부상으로 빠진 주축 선수가 많아도 경쟁력을 보인다. 이번주부터 배정대를 시작으로 부상자가 하나둘 복귀할 계획이라 앞으로 더 큰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다. 주말 두산과 3연전을 모두 졌지만 늘 시즌 중반부터 저력을 발휘하는 팀이 KT임을 잊으면 안 된다.

짧은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며 주춤했던 LG도 지난해 모습을 찾아간다. 김범석과 구본혁이 올라서며 야수진 뎁스는 한층 강해졌다. 주전 의존도가 높았던 야수진이 자연스럽게 체력 안배가 된다. 새로운 마무리 유영찬이 지난해 고우석 이상의 활약을 펼친다. 5선발 손주영도 로테이션에 연착륙했다. LG는 최근 다섯 번의 3연전 중 네 번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올시즌 최다 5연승을 달리고 있다. 외국인 원투 펀치 문제를 해결하고 백승현 함덕주 등 중간 투수가 복귀하면 다시 정상을 바라볼 수 있다.

두산은 영건 마운드를 앞세워 새로운 승리 공식을 만들었다. 신인 김택연부터 이병헌, 최지강 등 3년차 이내 선수들이 리드를 지킨다. 김택연은 지난 10일 잠실 KT전에서 오직 속구로 연속 삼진 3개를 기록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남다른 회전수를 자랑하는 김택연의 속구에 KT 타자들의 방망이가 연달아 헛돌았다. 라울 알칸타라 복귀 시점이 불투명한 게 아쉬운 부분. 그래도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는 게 긍정적이다. 올시즌 최다 8연승. 다가오는 주에는 KIA와 만나 내심 정상도 노린다. KIA와 2.5경기 차이라 산술적으로 불가능하지도 않다.

늘 그랬듯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 순위표가 완성되는 경우도 흔했다. 1위부터 6위까지 겨우 3.5경기 차이. 앞으로 상위권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며 이에 따라 매일 순위표가 바뀔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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