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이게 무슨 일인가 싶네요.”

오재원 한 명 때문에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모두 비상이다. 문제는 ‘재발 방지’다. 선수단 교육 내용을 다시 들여다본다.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

마약성 수면제 ‘대리처방’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두산 선수 8명이 자진 신고했다. 날벼락이다. 오재원이라는 대선배의 강압에 못 이겨 약을 받아줬다. ‘못하겠다’고 하면 폭언이 날아갔다. 폭행도 있었다. ‘문자 내용 지우라’는 치밀함도 보였다.

전에 없던 ‘패악질’이다. KBO와 두산 모두 할 말을 잃었다.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야 징계도 정할 수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KBO리그라고 하지만, 마약은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다.

KBO도 바쁘다. 선수단 교육 내용이 추가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서 교육을 진행한다. 경각심을 계속 심어줘야 한다.

KADA 관계자는 “매년 10개 구단 신인이 모일 때 교육시간이 있다. 약을 전달하거나 미처방 약 복용은 금지라고 교안이 되어 있다. 대리처방은 불법이다. 의료법, 건강보험법에 명시된 내용이라 교안에 따로 넣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대리처방 부분을 놓친 것은 아니다. “다만 전문 강사가 질문을 받거나 사례를 전할 때 대리처방을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KBO 고위 관계자는 “매년 부정방지교육에 도핑 부분이 있다. 모든 선수가 약과 관련해서는 조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번 건을 계기로 교육 내용을 다시 점검하고, 세분화하겠다. 각 구단 선수가 경각심을 갖도록 힘쓰겠다. 팬들께 송구할 따름이다”고 밝혔다.

선수협도 참담함을 숨기지 못했다. 선수협 관계자는 “퓨처스의 경우 5~6월에 상무까지 11개 팀을 각각 만나서 미팅을 진행한다. 이때 교육도 한다. 1군도 하고는 있지만, 시즌 진행 중에는 쉽지 않다. 이사회를 통해 선수단에 계속 주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이 발생해 죄송할 따름이다. 참담한 심정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선수협도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겠다. 범법은 당연히 하면 안 되는 일이다. 팬들께 재차 죄송하다”고 강조했다.

몸이 안 좋으면 약은 언제든 먹을 수 있다. 자신이 병원에 방문해 약을 처방 받으면 된다. 남에게 시키니 문제다. 그것도 강제로. 한국 사회에서 후배는 대체로 약자일 수밖에 없다.

보호막이 필요하다. 선수 개인에게 맡길 일이 아니다. KBO와 선수협에서 나서야 한다. 이미 일은 터졌다. 어쩔 수 없다. 소 잃었다고 외양간을 고치지 않으면 또 잃는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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