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신재유 기자] 생활․문화 수준 향상으로 화훼 산업이 발전돼 왔는데 그 중심축 역할을 한 곳이 ‘동성농원’(이동범 대표)이다. 이동범 대표는 1965년부터 4년간 고려대 농대 온실에서 연구보조원으로 일하며 화훼를 관리했다. 그러면서도 원예 서적을 탐독하고 식물 수백여 종의 학명을 암기하며 전문 지식을 쌓았고 원예 기술을 익혔다.

이를 토대로 1969년 서초동 꽃마을에 300평 규모 동성농원을 열었다. 이후 신품종 원예 작물 도입과 선진 원예 기술을 통해 원예 작물 품질 향상 및 시장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면서 화훼 유통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켜 동성농원은 단기간에 2000평 규모로 확장되었다.

이 대표는 거기서 머물지 않고 낙후된 화훼 산업을 진일보시키고자 원예 시설 현대화에 나섰다. 반지붕식 온실을 3/4식 구조로 변경해 통풍·일조량을 높였으며 캐시밀론 솜을 적용해 동절기 온실 보온성을 향상시켰다.

병해충 예방 및 작물 재배력 증진 효과가 우수한 인공토 개발, 플라스틱 모종 포트 개발로 원예 산업 발전의 밑거름을 만들었다. 고졸 검정고시를 거쳐 1985년 한국방송통신대 농학과(제1회)를 졸업했고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원에서 원예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이 대표는 꾸준히 원예 작물 발굴, 신품종 육성, 신재배 기술 개발, 원예 작물 생산 시설 현대화, 유통․판로 개척에 힘썼다.

1980년 서울이 88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자 2년간 주경기장, 공원, 성화봉송로 꽃길 조성에 적합한 왜성칸나, 대륜종 잉카 메리골드 품종을 선발·증식·보급했다. 88올림픽 성공 개최에 기여한 공로로 체육부 장관으로부터 올림픽 기장 수훈의 영예를 안았다.

2024 스포츠서울 라이프특집 혁신한국인&파워코리아에 선정된 이동범 대표는 1991년 개장된 양재동 꽃시장 시설 자문, 한국화훼유통연합회 초대회장직을 거쳐 한국화훼유통연합협동조합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해 꽃 소비 생활화 운동을 추진했다.

국내 화훼 역사의 산증인으로서 60여 년째 화훼 산업에 종사하며 해당 산업 발전의 이정표를 세운 인물답게 국내 최초, 유일이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은 이 대표는 2023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 지위를 받았다.

2세 경영, 스마트팜 통해 새롭게 도약하는 그는 “내가 꽃을 피워낸 만큼 그 꽃들이 내 인생을 이끌었다”며 “꽃향이 몸에 깊이 스며들어 내 혈액형은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RH마이너스 F(Flower)’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wayja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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