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 기자] K콘텐츠의 근간을 이뤄낸 학전과 이를 위해 헌신한 김민기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SBS ‘SBS 스페셜 -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는 지난 21일 33년 만에 문닫은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못자리 소극장 ‘학전’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김민기의 삶을 조명했다. 그는 천재 싱어송라이터의 삶을 뒤로한 채 무대 뒷의 역할을 고집스럽게 지킨 인물이기도 하다.

이날 설경구, 황정민, 장현성, 최덕문, 전배수, 이정은 등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이 학전의 단원으로 청춘을 함께했던 학전과 김민기에 대해 회상했다. 설경구는 학전에서 전단지를 붙이다 김민기의 눈에 들어 ‘지하철 1호선’ 초연 무대에 서게 된 사연을, 황정민은 제대 후 아르바이트로 학전과 첫 인연을 맺은 사연을, 이정은은 설경구가 소개한 낙하산으로 입단한 사연을 밝혔다.

이처럼 신인배우들을 모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만든 장본인이 바로 김민기다. ‘아침이슬’, ‘꽃 피우는 아이’, ‘철망 앞에서’ 등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인 그는 학전을 개관하며 뮤지컬 작곡가이자 연출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저작권료를 모두 헌납하며 만든 것이 ‘지하철 1호선’이었다.

그 어떤 것보다 기본기를 중시했던 김민기는 배우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연극이 배고픈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던 시절, 단원들에게 식권을 챙겨주며 식사를 제공했다. 또, 공연자들과 계약서를 작성해 최저 금액을 보장하고 기여도에 따라 공연 수익을 배분했다. 여기에 정직원인 제작진에게는 4대 보험을 제공하는 등 이들에게 훨씬 나은 생활을 제공했다.

시대가 변하며 학전에도 불황이 찾아왔다. 그러나 김민기는 절대 후원받지 않으며 자력으로 극장을 운영했다. 그는 끝까지 문화의 다양성과 실험정신을 지켜낸 학전의 존재가치를 지켜내며 ‘뒷것’ 김민기로의 뜻을 고집했다.

‘SBS 스페셜-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탄생시킨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묫자리 학전과 철저히 무대 뒤의 삶을 지향한 김민기 학전 대표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오는 28일에 2부가 방송된다.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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