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라이브 실력’ 논란을 겪은 르세라핌은 패자부활전에 성공했을까.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트 페스티벌(이하 코첼라)’에서 가창력 논란에 휩싸인 르세라핌이 설욕전을 치렀다. 논란을 의식한 듯 한층 나아졌지만, 여전히 일부 멤버의 음이탈과 이전보다 커진 ‘AR(목소리가 녹음된 음원)’ 의혹이 이어졌다.

르세라핌은 21일(한국시간)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콜로라도 사막에서 열린 코첼라 무대에 다시 올랐다. 지난 14일 라이브 논란이 벌어진 이후 일주일 만이다. 이들의 무대는 코첼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사하라 스테이지에 다시 선 르세라핌은 당당하게 퍼포먼스에 임했다. 허윤진의 시원하고 강렬한 가창력으로 무대를 연 르세라핌은 ‘안티프래자일’, ‘피어리스’, ‘퍼펙트 나이트’,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이지’ 등 대표곡들과 지난 무대에서 최초로 공개 ‘1-800-핫-엔-펀’ 등 10곡을 40분간 들려줬다. 현장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하지만 실시간 댓글창은 여전히 들썩였다. 보컬인 김채원과 허윤진이 이전보다 안정적으로 무대를 이끌었지만 불안정한 음정과 숨소리, 밴드 사운드에 묻혀버리는 작은 목소리 등 이전에 제기됐던 문제들도 무대 후반부로 갈수록 다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AR 송출 비중을 조정한 듯 한층 커진 AR 소리가 눈길을 끌었다. 첫 무대 ‘언포기븐’이 시작되자마자 실시간 댓글창에서는 “AR이 많이 들린다”, “목소리가 두 개로 들린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카즈하, 홍은채 등 일부 멤버들의 파트에서 AR이 꺼지자 멤버들의 목소리가 아예 들리지 않는 구간도 발생했다. 반면 “힘든 안무여서 호흡이 힘들텐데도, 라이브 실력이 짧은 시간에 눈에 띄게 늘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매년 4월 열리는 코첼라는 해마다 20만 명 이상이 모이는 미국 최대 규모의 행사다. K팝 그룹들은 전 세계 음악 관계자들에게 스타성을 평가받는 중요한 시험대이기도 하다.

데뷔 2년을 앞둔 르세라핌은 이 ‘꿈의 무대’에 역대 K팝 아티스트 가운데 최단기간 입성이라는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불안한 호흡과 음 이탈 등 가창력에 대한 따가운 비판이 쏟아지면서 그 의미가 퇴색됐다.

특히 지난해 코첼라 헤드라이너로 선 블랙핑크는 물론 올해 보이그룹 최초로 코첼라 무대에 선 에이티즈와 비교가 이어졌다. 설상가상 일본인 멤버 사쿠라가 “우리가 보여 준 무대 중 최고의 무대였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커졌다.

소속사 하이브 역시 신기록과 외신의 극찬 내용 위주로 홍보에 나섰지만, 앞서 여러차례 음악방송 앙코르 무대에서 라이브 관련 혹평을 받은 바 있어 이들의 ‘자화자찬’ 평가는 대중의 마음에 닿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르세라핌을 비롯한 K팝 그룹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가수의 본질 대신 기록 세우기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냐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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