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주 6일 근무제를 시작하기 하루 전날, 삼성전자가 ‘7만전자’로 전락했다. 24년 만에 토요일 회의를 부활시킨 SK그룹의 SK하이닉스 주가도 이날 하락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 하향과 3고(고유가·고금리·달러고) 등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지난 19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000원(-2.51%) 내린 7만7600원, SK하이닉스는 4.94% 떨어진 17만3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15일 삼성전자는 주주총회 이후 최고 8만6000원까지 오르며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 하락세를 보이면서 결국 7만원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포스코가 선정한 한국 최고 자산가로 떠올랐다. 이 회장의 가산 가치는 115억 달러(약 15조8000억원)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의 사정도 순탄하지 않다. 주말회의를 개최하고, TSMC와 6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공동개발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낙폭을 줄이지 못했다. 수출이 주 종목인 회사로선 엔비디아의 지체와 환율·유가 폭등, 고금리 등으로 인한 부담이 크다.

양사 모두 글로벌 반도체 한파를 겪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란-이스라엘 갈등 확산으로 인한 3고 현상은 점점 심각해지고, 미국과의 경제권 다툼 중인 중국시장의 단절 등 대내외적으로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 삼성전자, 다음주 1Q 실적 발표 예정…SK하이닉스, 고환율 역이용

삼성전자의 돌파구는 반도체 가격 반등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문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대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분기에 대한 실적 발표는 곧 있을 예정이다.

최근 데이터센터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가격 급등과 프리미엄 DDR5 수요가 증가해 메모리 반도체 수익성 개선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도 희망적이다.

이와 함께 실적 상회의 주원인인 메모리 반도체 재고 평가 충당금 환입이 2분기에도 지속할 전망이라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도 상향 조정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SK하이닉스의 위기 탈출은 고환율의 역이용이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HBM을 통해 DRAM과 NAND의 가격 상승률을 확보해 시장 기대치를 높여야 한다고 판단한다.

문제는 6세대 HBM 공동개발에 나선 TSMC의 웨이저자 CEO가 반도체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 이 여파로 미국 증시에서 TSMC 주가가 4.9% 빠졌으며, 인텔(-1.76%), 마이크론(-3.78%) 등 반도체 업종의 약세가 나타났다.

부채도 부담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부채총액이 38조4310억원에 달한다. 단기 차입금과 장기 차입금을 영업이익으로 본다면, 연 10조원이 되더라도 상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고환율을 역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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