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 배우 이제훈이 대선배 최불암의 중압감을 이기고 ‘레트로의 왕’으로 등극했다.

19일 첫 방송된 이제훈 주연 MBC ‘수사반장 1958’은 1971년부터 1989년까지 18년간 전파를 탄 인기 드라마 ‘수사반장’의 리메이크 버전이다.

원작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70%를 기록한 한국형 수사물의 원조다. 이제훈은 원작에서 최불암이 연기한 박영한 반장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 1970년대도 아닌 무려 1950년대가 배경이다. 1984년생. 이제 갓 불혹을 넘긴 이제훈도 살아보지 않은 시대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였다. 이제훈은 보란 듯이 존재감을 시청률로 입증했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9일 방송된 ‘수사반장 1958’ 1회는 10.1%, 20일 방송된 2회는 7.8%의 전국 시청률(이하 동일)을 기록했다.

1회 방송 시청률은 역대 MBC 금토드라마 첫 방송 최고 시청률이다. 2회 방송은 최근 인기리에 방송 중인 tvN ‘눈물의 여왕’과 경합 끝에 거둔 성적인 만큼 양호하다는 평가다. ‘눈물의 여왕’이 종영하면 이제훈 천하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이제훈은 데뷔 초부터 레트로물에 강점을 보였다.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린 영화 ‘건축학개론’(2012)에서는 90년대 풋풋한 건축과 대학생 승민을 통해 풋내나는 첫사랑의 열병을 표현했다.

tvN 드라마 ‘시그널’(2016)에서는 우연히 입수한 무전기를 통해 과거의 형사 이재한(조진웅 분)과 대화하는 현재의 형사 박해영을 표현했다. 비록 이제훈 자신이 과거를 연기한건 아니지만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 역할을 설득력있게 표현했다.

새마을 운동도 일어나기 전인 1958년이 배경인 ‘수사반장 1958’에서는 정의감과 혈기 넘치는 청년 박영한으로 중장년층과 젊은 층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드라마는 서울에 전차가 다니고 경찰의 주요 이동수단이 말인 시대적 배경을 제대로 묘사했다. 경찰 고위층과 정치권, 폭력배가 야합하던 시기, 경기도 소도둑 검거율 1위인 박영한 형사가 서울 종남서로 부임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시골 출신이라고 괄시 받던 박영한은 폭력 조직 우두머리를 체포하기 위해 뱀을 풀겠다고 협박해 결국 검거에 성공했다. CCTV도, 프로파일링도 없던 시절을 제대로 고증하면서도 웃음까지 안기며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은 셈이다.

하지만 정치권과 야합한 경찰서장이 박영한이 애써 체포한 폭력배를 풀어줬다. 설상가상 박영한은 귀가 중 폭력배들에게 협박까지 받았다. 2회에서는 이에 굴하지 않은 박영한이 김상순(이동휘), 조경환(최우성), 서호정(윤현수) 등과 함께 본격적인 팀을 꾸리는 모습이 전파를 타며 향후 활약상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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