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별에서 온 그대’ 시절부터 시어머니!”

“범자 고모의 미학 시대(Aesthetic era of aunt Beomja!)”

관록의 배우 나영희와 김정난이 글로벌 ‘시어머니’, ‘글로벌 고모’로 거듭날 전망이다.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각각 주인공 백현우(김수현 분)의 장모, 처고모로 분한 두 사람은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연기력을 바탕으로 극 중 긴장감을 불어넣거나 재미를 주는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극중 재벌 사모님 김선화 여사로 분한 나영희는 대표적인 박지은 작가 사단으로 꼽힌다. MBC ‘내조의 여왕’(2009)을 시작으로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 SBS ‘별에서 온 그대’(2013), KBS2 ‘프로듀사’(2015), SBS ‘푸른 바다의 전설’(2016), tvN ‘사랑의 불시착’ (2019) 특별출연, ‘눈물의 여왕’까지 총 일곱 작품을 함께 했다.

주인공 김수현과는 ‘별에서 온 그대’, ‘프로듀사’에서 만났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도민준(김수현 분)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천송이(전지현 분)의 엄마로 출연했다. ‘프로듀사’에서는 백승찬(김수현 분)과 러브라인을 형성했던 신디(아이유 분)의 악덕 소속사 대표로 호흡을 맞췄다.

나영희는 ‘눈물의 여왕’에서 ‘개룡남’ 사위 백현우를 탐탁지 않아하는 속물적인 재벌 사모님을 소화하고 있다.

선화는 장남이 물에 빠진 딸 홍해인(김지원 분)을 구하려다 사망한 사건 이후 딸 해인과 멀어졌다. 아픈 가족사 때문에 딸과 사위에게 애증을 품지만 해인이 불치병을 앓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뒤늦게 화해한다.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나영희는 입체적인 성격을 가진 김선화를 세심하게 그려냈다.

외국인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지난달 김수현과 함께 찍은 사진에는 “항상 그의 장모(Always his mother in law)” “‘별에서 온 그대’ 시절부터 시어머니 전문” 등의 댓글이 달렸다

1980년 MBC 1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나영희는 세련된 마스크로 데뷔와 함께 주목을 받았다. KBS2 ‘그들이 사는 세상’(2008), SBS ‘옥탑방 왕세자’(2012), KBS2 ‘굿 닥터’(2013)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62세의 나이에도 동안 외모를 뽐내며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김정난은 tvN ‘사랑의 불시착’(2019)에 이어 두 번째 박지은 작가 작품이다. 과거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SBS ‘신사의 품격’(2012) 등에 출연했고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JTBC ‘재벌집 막내아들’(2022) 등에 출연한 다채로운 필모그래피 덕분에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눈물의 여왕’에서는 재벌가 고명딸 홍범자를 연기한다. 아버지 홍만대 회장(김갑수 분)의 내연녀 모슬희(이미숙 분) 때문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고 믿어 모슬희의 머리채를 잡는 등 시원시원한 면모로 독보적인 매력을 자랑하고 있다. 용두리에 은둔생활을 하면서 마주친 영송(김영민 분)과는 묘한 핑크빛 기류를 형성하며 ‘범자 전성시대’를 열었다.

52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진한 메이크업과 단발 등 파격적인 걸크러시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덕분에 외국인 시청자들은 그를 “범자 여신님(Our goddess aunt Beomja)”이라고 칭한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김정난, 나영희처럼 조연급의 경우 특정 캐릭터가 주어진다기보다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등 작품에 필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작가는 작품을 같이 해봤던 배우들의 장점을 살려서 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가 수월하다. 그래서 계속 작업을 같이 하는 거라 본다”고 분석했다.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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