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199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동권 존중을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벌였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은 17일 삼성전자 경기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 앞에서 조합원 발언, 공연 등을 진행했다. 노조 추산 20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쟁의는 DSR 1층 로비에서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안전 문제로 사측이 진입을 막아 사옥 앞에서 진행했다. 사측은 지난 주말 로비에 화단을 조성하기도 했다.

삼전노의 집단행동은 노사간 임금협상 결렬 때문이다. 노조는 사측이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 조정을 일방 강행했다고 비판하며 노조와의 대화에 전향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삼성전자 사측은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이 참여하는 노사협의회에서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평균 5.1%로 정했다.

사측과 노조는 올해 1월부터 교섭을 이어왔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지난달 18일 교섭이 결렬됐다. 사측은 임금 인상 5.1%를 제시했고, 노조는 6.5%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측의 재협상을 요구하며 합법적인 파업에 돌입가능한 쟁의권을 확보했다. 전삼노를 포함해 삼성전자 5개 노조의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의 74%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투표참여율이 낮았던 휴대폰·가전을 생산하는 DX사업부 노조는 쟁의에 불참한다.

이날 쟁의는 사옥 진입을 막는 사측과 마찰이 있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삼성전자는 1969년 창사 이래, 아직까지 파업이 벌어진 적이 없다. 지난 2022년, 2023년에도 임금교섭 결렬로 노조가 조정신청후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전삼노는 향후 파업가능성에 대해 “한국사회와 국제사회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매우 큰데 파업이 일어난다면 타격은 사측뿐 아니라 노측과 국민들까지 입을 수 있다. 사측에 전향적 변화가 없다면 결국 파업으로 가는 길로 내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삼노는 다음달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도 쟁의를 할 계획이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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