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최근 동남아시아가 국내 유통업계 블루오션으로 꼽히고 있다. 그중에서도 빠르게 부의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베트남이 신흥강자로 떠오른다. 지난 2월 세계 최대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회사 영국의 나이트프랑크(Knight Frank)가 내놓은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초고액자산자 증가가 한국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보건부는 베트남 전체 인구가 2023년 1억 명을 돌파한 것으로 예측한다. 베트남의 중위연령은 32.5세로 총인구 중 20~40대 연령층 비중이 약 46%에 달하는 젊은 소비 시장이다. 10~19세 아동 및 청소년층 비중은 14.4%로 향후 젊은 인구의 소비 능력이 꾸준히 향상될 것으로 관측된다.

베트남 경제 성장, 연령 비율에 따라 소비 행태도 변화하자 국내 유통업계는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하거나, 수출 품목을 늘리고 있다. 한국 드라마, 영화 등 K콘텐츠 확산에 국내 식음료 상품 수요도 맞물리면서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국가별 라면 소비 규모 3위 ‘베트남’…K누들 출격

베트남은 인구 1억명의 포스트 차이나 국가다. 2022년 기준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85개로 세계 1위다. 국가별 라면 소비규모는 세계 3위인 큰 시장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식품업계도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지역의 거점으로 삼는다.

팔도는 지난 16일 베트남 제2공장(이하 제2공장)을 완공했다고 발표했다. 공장 신설은 베트남 현지 수요 증가에 따른 물량 확보 목적이다. 팔도는 베트남 제2공장의 설비 확충을 지속하며 생산 및 수출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팔도가 구축한 제2공장은 3만3920㎡(1만260평) 대지에 연면적 1만2506㎡(3783평) 규모다. 팔도는 이를 통해 현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준공한 제1공장은 베트남 동북부 푸토성에 있으며 총 3개의 라면 생산라인을 갖췄다. 팔도는 제2공장 완공으로 베트남 남북으로 이어지는 생산벨트를 구축했다.

팔도는 “조리면, 즉석면 등 라면 제품은 연간 1억개, 음료는 1억5000만개 생산할 수 있다. 2025년 예정된 라면 생산라인 증설이 완료되면 라면 생산량은 연간 4억개 이상으로 늘어난다”며 “기존 제1공장 생산량을 합할 경우 베트남 현지에서만 연간 7억 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농심도 지난 2018년 9월 베트남에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동남아시아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농심 베트남법인은 2023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28.4% 성장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다.

농심은 “베트남법인은 辛브랜드 및 짜파게티, 너구리 등 중점 브랜드 육성, 현지인 시장개척 및 현지 유통업체와의 직거래를 추진하여 향후 동남아시아 지역의 거점으로 키워나갈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밝혔다.

삼양식품은 2016년 유튜브를 통해 확산한 ‘Fire Noodle Challenge’로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부터 베트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현재 베트남 전역의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등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현지 인기 품목은 불닭볶음면, 치즈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짜짜로니 등이며 연평균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베트남, 성장잠재력 무궁무진

국내 제과업계도 전체 인구의 평균 연령이 낮은 베트남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오리온은 신규 거래처 적극 발굴, 대량 구매 수요가 큰 B2B(기업 간 거래) 판매를 추진하는 등 영업력 강화에 집중해 2005년 설립 이래 최초로 2022년부터 2년 연속으로 연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은 현지 판매량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약 1000억 원을 투입하여 제3공장 건립과 함께 생산동 신∙증축을 추진한다. 제3공장은 토지 매입과 더불어 구체적인 건축 계획을 수립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베트남 시장의 미래 생산 거점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롯데웰푸드도 베트남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롯데웰푸드의 베트남 누계 수출액은 지난해 연간 수출액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롯데웰푸드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베트남 시장에서 롯데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매출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고 했다.

베트남 식품 및 음료 시장은 두터운 젊은 인구층, 경제 성장 및 소득 증가 등으로 높은 성장률로 지속 성장 중이다. 국내 유통업계는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한국보다 베트남 시장을 통해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의 강점은 1억명에 육박하는 인구로 내수시장의 잠재력과 시장 성장률이 높지만, 평균 연령이 30세에 불과해 트렌드에 민감하고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경향이 있다”며 “현지에서 K푸드 한류 등에 관심이 높아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만큼, 현지 맞춤형 제품 등을 선보여 입지를 강화해 나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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