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송파=김민규 기자] ‘숙적’ 젠지와 T1 대결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풀세트까지 가는 혈투가 펼쳐졌고, 젠지가 마지막 순간 한타 집중력을 발휘하며 웃었다. 그리고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최초 4연속 우승’ 금자탑을 쌓았다. 젠지 탑 라이너 ‘기인’ 김기인은 데뷔 7년 만에 LCK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무관’ 설움을 씻어냈다.

젠지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KSPO돔에서 열린 ‘2024 LCK’ 스프링 T1과 결승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어느덧 결승에서만 다섯 번을 맞붙은 젠지와 T1. 경기 내내 명승부를 펼쳤고 숙적 간 대결에서 젠지가 T1을 꺾고 최초 LCK 4연속 우승 대기록을 완성했다.

우승을 가른 대망의 5세트. T1은 자크-신 짜오-오리아나-루시안-나미로 라인을, 젠지는 크산테-뽀삐-코르키-제리-애니로 맞서며 밸런스를 맞췄다. 이상혁은 ‘12승 무패’의 오리아나로 승부를 띄웠고 젠지 ‘리헨즈’ 손시우는 2세트 패배에도 불구하고 5세트 다시 애니를 꺼내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작부터 바텀과 미드에서 신경전이 펼쳐졌다. T1 ‘오너’ 문현준이 바텀 갱을 시도했지만 젠지가 잘 흘렸고, 미드에선 ‘캐니언’ 김건부가 이상혁 잡기에 나섰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다 젠지는 김건부, ‘쵸비’ 정지훈, 손시우가 합작해 문현준을 잡으며 선취점을 가져갔다.

곧바로 젠지는 탑에서 승전보가 울려퍼졌다. ‘기인’ 김기인 크산테가 ‘제우스’ 최우제 자크를 솔로킬한 것. 연이어 득점에 성공한 젠지가 조금씩 흐름을 잡아나갔다. T1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김건부가 정지훈과 협력해 이상혁을 잡으려 했지만 막혔고, 역으로 정지훈 코르키가 끊기고 말았다.

‘일진일퇴’ 경기가 이어졌다. T1이 이득을 보니 젠지는 바텀으로 향해 ‘케리아’ 류민석을 잡으며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게다가 젠지는 12분경 무난하게 두 번째 용 스택도 쌓았다. 흐름이 불리해진 T1은 ‘협곡의 전령’을 챙기는데 만족해야 했다.

젠지가 유리한 흐름을 이어가던 16분경 김기인이 T1 최우제를 또 다시 솔로킬하며 라인 우위를 확실히 했다. 이어 T1은 미드에서 전령을 풀어 이득을 보려했지만 이상혁이 끌려들어가며 잡히고 말았다. 젠지가 수월하게 세 번째 용을 챙겼고, 힘의 균형은 젠지로 급격히 기울어졌다.

더 이상 내주면 안 되는 T1은 24분경 젠지의 영혼 용 저지는 성공했지만 이후 열린 교전에서 2킬을 헌납했다. 젠지는 영혼 용 불발을 바론 사냥으로 화풀이했다. 바론 버프를 두른 젠지는 T1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며 격차를 벌렸다. 29분경 네 번째 영혼 용을 완성한 젠지.

T1도 마지막 힘을 짜냈다. 32분경 바론 앞에서 T1은 무적 같았던 김기인 크산테를 끊었고 바론까지 챙겼다. 불편한 흐름을 되돌릴 발판을 마련한 것. T1은 바론 버프를 앞세워 골드는 물론 힘 격차를 좁혔다.

승부처는 36분경 미드에서 열린 대규모 교전이었다. 장로 용을 앞두고 젠지가 교전을 펼쳤고, 3킬을 수확하며 승리했다. 전리품 장로 용까지 챙기며 승기를 굳혔다. 서두르지 않은 젠지는 천천히 T1 본진으로 압박해 들어가 탑과 미드 포탑과 억제기를 파괴했다.

숨을 고르며 다시 바론을 챙긴 젠지 그리고 T1은 버티는 게 답이었다. 41분경 정지훈 코르키가 마지막 폭탄 한방을 싣고 T1 본진으로 향했고, 교전에서 승리한 젠지가 넥서스를 파괴하며 최초 LCK 4연패를 완성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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