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수지 기자] 최근 젊은 당뇨환자의 증가가 가파르다. 본래 당뇨는 중장년층 이상 연령대에서 시작되거나 심해지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있었으나 식습관과 식단의 변화가 2030세대의 혈당에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대 당뇨환자는 4년 전 대비 47%p가 증가했으며 30대 당뇨환자 수도 2022년 기준 13만 명을 넘었다.

당뇨는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이 특징인 질환으로,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발생한다. 당뇨 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당뇨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은 더욱 위험하다.

또한 당뇨는 한번 발병하면 자연 치유가 거의 되지 않으며 췌장에서 분비돼야 할 인슐린이 점차 부족해지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혈당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경과를 보일 수 있다. 이에 치료가 매우 까다로운 병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기 발견과 예방만이 핵심이라 일컬어진다.

당뇨를 예방하려면 그 원인을 잘 알아야 한다. 당뇨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유전적으로 당뇨에 취약한 사람도 있지만 가족력이 없더라도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 때문에 후천적 당뇨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는 뜻이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식습관이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당이나 탄수화물 섭취량이 높은 경우 비만이나 당뇨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 최근 젊은 당뇨환자가 증가한 것도 정제당이나 정제탄수화물 섭취량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정제탄수화물은 섭취 후 체내에서 빠르게 흡수돼 혈당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는데 이를 ‘혈당 스파이크’라 한다. 혈당 스파이크가 오면 식곤증이 쉽게 찾아오고 금방 허기가 지며 갈증이 나는 등의 양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하고 당뇨 예방에 초기부터 힘쓰려면 정제탄수화물보다는 소화 및 흡수 속도가 느린 복합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통곡물, 고대 곡물 등이 복합탄수화물로 분류되며 이들은 정제탄수화물에 비해 유전자 변형이나 교배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고대 곡물 중 하나로는 ‘파로(Farro)’가 있다. 파로는 고대 이집트 및 로마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곡물로, 장수 마을 또는 건강 지역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서 재배돼 그들의 식단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파로 100g당 당 함량은 불과 2.4g으로 정제 탄수화물에 비해서는 몇 배는 더 낮은 수치를 보인다. 이에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며 풍부한 식물성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으로 변비 증상 개선, 포만감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더불어 파로는 비타민, 미네랄, 마그네슘 등 인체 활동에 필수적인 미량원소와 함께 루테인, 페룰산, 셀레늄, 카로티노이드, 폴리페놀 등의 항산화 화합물이 풍부해 면역력 증진과 노화 방지, 노인성 질환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일찍이 파로의 영양 성분에 주목하며 SCI급 논문이 100여 건 게재되고 학술 자료가 2만5000여 건 발표된 바 있다. 고든 램지 등의 스타 셰프들도 건강 식단에 초점을 맞추는 트렌드를 겨냥해 파로를 활용한 레시피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농촌진흥청이 선정한 ‘주목해야 할 10가지 고대 곡물’ 중 하나로 파로를 알린 바 있다.

당뇨는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 찾아오며 예방이 핵심이다. 연령대나 과거 질병 기록을 떠나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당뇨 예방의 열쇠인데, 가급적 정제탄수화물을 멀리하고 파로와 같이 당 함량이 낮은 고대 곡물, 복합탄수화물로 식단을 구성해 나간다면 혈당 관리와 당뇨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sjsj112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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