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정다워 기자] 외국인 선수 선택이 이번시즌 농사를 좌우했다.

현대건설은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수원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이긴 현대건설은 패배 없이 3연승으로 왕좌에 올랐다. 정규리그 1위에 올랐던 현대건설은 지난 2010~2011시즌 이후 무려 13년 만의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챔프전 우승도 2015~2016시즌 이후 8년 만의 일이다.

우승의 원동력은 많다. 빈틈없는 스쿼드와 탄탄한 조직력까지 이번시즌의 현대건설은 약점을 찾기 어려운 팀이었다.

무엇보다 강성형 감독의 외국인 선수 선택이 결과적으로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현대건설은 중앙에 강점이 있는 팀이다. 양효진, 이다현을 보유해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미들블로커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개막전 화두는 사이드 공격수였다.

강 감독은 GS칼텍스에서 기량을 검증받은 모마를 선택했다. 모마는 폭발적인 힘과 확률 높은 공격을 구사하는 선수지만 신장이 184㎝로 외인치고는 작은 편이다. GS칼텍스 시절에도 높이가 있는 팀을 상대로는 종종 고전했다. 이러한 약점에도 강 감독은 모마의 손을 잡았다.

모마는 챔프전에서 기대에 부응했다. 1차전 37득점, 2차전 34득점, 3차전 38득점으로 총 109득점을 기록했다. 매 세트 혈투를 치르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으로 맹활약하며 챔프전 MVP에 선정됐다.

강 감독은 “모마는 이미 성공률, 득점력을 보여줬다. 우리는 미들블로커 높이가 있어 신장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라며 모마를 영입한 게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시즌 내내 감정의 기복을 보이지 않은 모마는 마침내 활짝 웃으며 “기분이 좋다.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지금은 눈물이 나지 않지만 나중에는 울지도 모른다. 모두 잘해줬다. 아무도 우리를 우승 후보로 보지 않았지만 팀으로 싸워 이겨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태국 출신의 위파위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현대건설은 지난시즌 종료 후 황민경을 떠나보냈다. 위파위는 황민경의 공백을 완벽하게 지우는 팔색조 같은 활약을 펼쳤다. 어깨 부상을 안고 있음에도 투혼을 발휘해 챔프전 3경기에서 31득점을 책임졌다. 리시브, 디그 등 여러 면에서 안정감을 선보였다.

강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도 중요했다. 황민경이 나갔고 고예림은 부상이 있었다. 위파위가 늦게 합류해 어려웠지만 잘하는 선수라 빨리 녹아들었다. 그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다. 신의 한 수다. 정말 잘 선택했다”라며 위파위를 칭찬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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