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아산=이웅희 기자] 우리은행은 챔피언 등극까지 1승을 남겨놓게 됐다. 국민은행은 벼랑 끝에 몰렸다. 에이스의 냉철함에서 승패가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29일 홈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국민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62-57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며 우승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김단비는 고비마다 득점포를 가동하며 21점 6어시스트 3스틸로 승리를 이끌었다. 매 경기 자신보다 20cm 가까이 큰 국민은행 박지수를 막으면서도 공격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도 “(김)단비가 자신보다 훨씬 큰 박지수를 힘으로 버텨주고 있다. 힘들텐데 잘 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반면 박지수는 3차전 16점 18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2차전 37점 20리바운드로 활약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3차전은 아쉬움을 남겼다. 심판 파울콜에 예민하게 반응했고, 짜증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지수가 평정심을 잃자, 국민은행도 흔들렸다.

우리은행 수비 타겟은 박지수다. 박지수를 잡아야 승리하기 때문이다. 1,2차전에선 박지수 외 외곽을 막았고, 3차전에선 박지수를 괴롭히며 승리했다. 노련한 김단비가 최대한 자세를 낮춰 힘으로 박지수를 밀어내는데 집중한다. 그 사이 최이샘, 박혜진, 나윤정, 이명관 등이 도움수비를 들어와 손을 번쩍 들고 최대한 박지수의 시야를 가린다. 그 과정에서 접촉이 있으면 박지수 입장에선 파울이라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정규리그와 달리 챔프전에선 하드콜이 나올 수밖에 없다.

김단비 역시 3차전에서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외곽에서 공을 잡고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신보다 작은 국민은행 가드진 허예은, 심성영의 저지를 받았다. 자신보다 15cm 가량 작은 허예은과 심성영은 자세를 낮추고 김단비에 몸을 딱 붙여 힘으로 버텨냈다. 김단비가 박지수를 수비하는 모습과 비슷했다. 역시 파울콜은 잘 나오지 않았지만, 김단비는 동요없이 제 플레이를 했다.

김단비와 박지수의 차이는 에이스의 냉철함이었다. 에이스는 팀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그 기둥이 흔들리면 팀 전체가 흔들린다. 김단비는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팀을 이끌었다. 국민은행 박지수가 차지하는 에이스로서의 팀내 비중은 김단비 이상이다. 코트 위에서 박지수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팀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국민은행의 반격은 박지수의 멘털에 달려있다. 박지수를 막으면 우리은행의 분위기다. 박지수가 터지면 국민은행의 승리다.

챔프전 4차전도 김단비와 박지수의 에이스 대결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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